“원·부자재 약 15% 인상…포장 튜브·캡 부족”
‘위탁 의존도↑’ 신흥 업체부터 도미노 타격 우려
대형사 “대체 물류 경로·공급망 강화 등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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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올리브영 매장에서 외국인들이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한 달 넘게 이어진 중동 전쟁이 K-뷰티 산업을 흔들고 있다. 소규모·신생 업체를 중심으로 화장품 포장에 필수적인 주요 원료의 수급 불안이 현실화하면서다. K-뷰티를 지탱하는 수출 물량을 실어 나르는 물류비도 치솟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화장품 OEM·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들은 지난달 중순 이후 협력사에 원료 수급 문제와 관련한 공문을 발송하고 있다. 세계 3대 ODM 업체로 꼽히는 한 곳은 최근 공문에서 “글로벌 해운 차질이 지속됨에 따라 수급 리드타임이 약 20일 증가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원·부자재에서 상당한 비용 상승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가 상승 영향을 최대한 내부 흡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부득이하게 일부 품목에 대한 판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실제 현장에선 화장품 튜브 등 포장 용기 부족 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주요 원료인 폴리에틸렌(PP)·폴리프로필렌(PE)은 품귀 사태가 벌어진 나프타에서 추출된다. 마스크팩 포장지에 쓰이는 필름과 경화제 등 주요 재료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 화장품 업체의 자재 담당자는 통화에서 “튜브뿐 아니라 소수 업체가 대량 생산해 판매하는 캡(뚜껑)은 더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용물과 닿는 민감한 부분이라 대체 원료를 찾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품 내용물과 부자재 원료 가격이 전반적으로 15%가량 올랐다”며 “주력 제품은 원료를 최대한 확보해 놓기 위해 협조를 구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K-뷰티 열풍을 타고 성장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소규모·신생 업체일수록 타격은 더 크다. 자체 공장이 없어 제품 생산 대부분을 OEM·ODM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력 화장품 생산을 전부 위탁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확보해 둬야 하는 물량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으로 치솟는 물류비도 부담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화장품 수출 규모는 114억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해야 하는 미주와 유럽과 중동 수출 물량은 30% 이상을 차지한다. 최근 해상물류 리스크가 커지면서 항공화물 비중을 늘리고 있으나, 항공 운임비도 항공유 가격 급등에 상승세다.
대형 화장품 업체들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원자재 수급, 국제 물류망, 환율 변동 등 사업 전반에 걸친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체 물류 경로를 확보하고,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는 등 여러 대응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 측도 “단기적으로는 충분히 대응할 수 있지만, 장기화 우려가 있어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