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초록우산과 ‘기부 신탁’ MOU…복잡한 기부 절차 줄인다

생전엔 병원비로, 사후엔 기부
유언 변경·훼손 걱정 덜 수 있어


지난 7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열린 기부신탁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조대규(오른쪽) 교보생명 대표와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교보생명 제공]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교보생명은 아동복지기관 초록우산과 ‘기부 신탁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자산 기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복잡한 법적 절차에 가로막혀 실행을 망설이는 이들이 많은 현실을 신탁이라는 금융 설루션으로 풀어보겠다는 취지다.

기부 신탁은 기부자가 생전에 재산을 수탁사인 금융회사에 맡긴 뒤, 유고 시 신탁 계약으로 지정한 사후 수익자에게 재산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복잡한 기부 절차를 줄이는 동시에 기부자 본인에게 맞는 자산관리 설루션을 함께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사후까지 본인 의지대로 상속과 기부를 실행할 수 있어 유언의 변경이나 훼손을 둘러싼 우려에서도 자유롭다.

예컨대 초록우산 후원자가 기부 신탁 의사를 밝히면 생전에는 수탁자인 교보생명이 재산을 관리한다. 기부자는 필요하면 해당 재산을 본인의 병원비나 요양비로 안전하게 쓸 수 있고, 사후에 남은 재산이 초록우산으로 전달되도록 미리 설계할 수 있다.

기부 신탁은 공익법인 기부의 현실적 제약을 푸는 대안으로도 주목받는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은 초록우산 같은 공익법인이 기부받은 재산에 대해 증여세를 면제하되, 3년 이내에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이나 비상장주식처럼 현금화가 쉽지 않은 재산은 3년 안에 전부 소진하기가 쉽지 않다. 기부 신탁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잠재 수요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최근 초록우산이 중·고액 후원자 72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산 기부에 대한 기부자 인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2%가 “기부 의향은 있으나 복잡한 법적 절차 때문에 망설인다”고 답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데 기부 신탁을 활용하고 나눔의 가치 실천에 적극 참여하고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며 “앞으로도 기부 문화를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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