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가 3~4배 상승, 일부 품목은 최대 8배까지 급등
동물병원 재고 2주~1개월 수준…공급망 안정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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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4일 서울 마포구 우리동생 동물병원을 방문, 동물복지 정책 및 동물진료비 부담 완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중동 정세 불안으로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반려동물 의료 현장에서 주사기와 수액팩 등 필수 소모품의 수급난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범부처 협력을 통해 공급망 안정화에 나서는 한편, 광견병 예방접종 기간 연장 검토 등 진료 차질 최소화를 위한 대응에 착수했다.
14일 의료업계와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최근 나프타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폴리프로필렌(PP) 등을 주원료로 하는 주사기와 수액팩의 공급가가 평소보다 3~4배 상승했으며, 일부 품목은 최대 8배까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동물병원들은 보유 재고가 2주에서 1개월치에 불과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진료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소규모 동물병원에서는 특정 제품의 재고가 이미 소진된 사례도 확인됐다. 한 동물병원 수의사는 “기존 업체에서 공급받던 1cc 주사기가 동났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비싼 가격을 주고서라도 물량을 확보하려 하지만 재고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수급 불안은 진료비 인상 압박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 동물병원은 최근 공지를 통해 “주요 소모품 공급가 급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진료 금액을 조정한다”며 그동안 별도로 청구하지 않았던 주사·수액 처치비와 입원비를 한시적으로 부과하기 시작했다.
반려가구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특히 당뇨나 신부전증으로 가정에서 매일 주사기와 수액을 사용해야 하는 노령 반려동물 보호자들은 “1만원 하던 주사기 한 박스가 5만원으로 올랐다”, “단골 병원에서도 판매할 물량이 없다고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수의사회는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자회사 한수약품을 통해 확보한 물량을 긴급한 병원에 우선 배분하는 한편, 해외 제품의 신속한 수입 허가를 위해 관계 당국과 협의 중이다.
정부도 사태 해결을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의료기기 매점매석행위 금지 고시’를 발령하고 주사기 4종과 주사침 3종에 대해 폭리를 목적으로 한 과도한 보유나 판매 기피 행위를 엄단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판로 확대와 필수 의료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한 조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의료기기 공급망 확충 방안도 모색 중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동물병원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주사기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유통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동물병원이 인체용과 동일하거나 일부 특화된 주사기를 사용하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현상에 대해 실질적인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 부처와 협의해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는 등 조만간 수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방자치단체의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시행 중인 ‘광견병 예방접종 지원 사업’이 주사기 수급난으로 차질을 빚을 가능성에 대비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접종 지원 기간 연장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