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릿값 뛰자 “진짜 이걸 훔쳤어?”…전국 ‘다리 이름표’ 싹쓸이한 일당

[삼척경찰서]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전국을 돌며 교량 동판을 훔쳐 고물상에 넘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한달도 채 안되는 기간 동안 수백개의 교량 표지판을 절취해 수천만원의 범죄 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 삼척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30대 A씨와 B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교량에 설치된 동판을 훔쳐 판매 대금을 나눠 갖기로 공모한 뒤,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7일까지 전국을 돌며 교명판과 교량 설명판 416개를 절취한 혐의를 받는다. 훔친 동판을 고물상에 넘겨 약 2000만원의 범죄 수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행은 전국 곳곳에서 이뤄졌다.

경기 이천·여주·평택, 강원 인제·삼척·홍천·횡성·화천·양구·춘천·정선·평창, 충북 단양·제천·음성·보은·괴산, 충남 천안, 경북 문경·안동·영양·청송 등 22개 시군 120여 개 교량에서 교명판 205개를 훔쳤다.

또 123개 교량에서 교량 설명판 211개를 추가로 절취했다. 이들이 빼돌린 동판의 총 무게는 1910㎏에 달한다.

경찰은 지난 3일 삼척 지역에서 교명판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폐쇄회로(CC)TV 분석과 동선 추적을 통해 범행을 확인했다. 이후 8일 경기 안산과 인천에 있는 이들의 주거지에서 각각 긴급체포했다.

수사 과정에서 절취된 동판이 고물상을 거쳐 제련공장으로 유통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관련 거래를 추적해 피해품 전량을 압수했다.

전직 보험설계사였던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최근 구릿값 상승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리 가격은 올 1월 런던금속거래소 기준 톤당 약 1만4000달러(약 2060만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피해 복구 비용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량 명판을 돌로 교체하더라도 1개당 100만~200만원이 소요돼, 현재 삼척시에서 분실된 47개를 복구하는 데만 약 1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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