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미술관 20년…학교와 사회 ‘연결’의 역사

아카이브 특별전 ‘안과 밖 Inside/Outside’
렘 쿨하스 설계 과정·소장품 120여 점 전시


서울대학교미술관 전경. [김현경 기자]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버스 정류장에 내리면 바로 앞에 샛길이 보인다. 길을 따라가 보면 유리로 둘러싸인 독특한 외관의 건물이 나타난다. 바로 ‘서울대학교미술관’이다. 미술관은 넓은 캠퍼스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건물이다. 미술관으로 난 길은 정문을 통과하지 않고도 학교 내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며 학교와 지역 사회를 연결한다.

국내 최초의 대학 미술관인 서울대미술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아카이브 특별전 ‘안과 밖 Inside/Outside’을 개최한다. 오는 6월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미술관의 20년을 돌아보며, 공간적 측면을 통해 ‘밖’을, 소장품을 통해 ‘안’을 조망한다.

김형숙 서울대미술관장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대학교미술관은 2006년 개관한 이후 대학과 사회를 연결하는 열린 플랫폼으로 역할을 다해 왔다.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의 철학이 담긴 공간에서 지난 20년간 총 112회의 기획 전시와 260회의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미술사적 연구와 동시대 담론을 축적해 왔다”고 밝혔다.

한운성 ‘MoA. Seoul National Univ.’. [서울대학교미술관]


이번 전시에선 서울대미술관 건립 과정 아카이브 자료가 최초로 공개된다. 미술관은 1995년 삼성문화재단이 건립 기금 50억원을 기부하면서 출발했고, 서울대 정문 바로 옆에 부지가 마련됐다. 당시 언론 보도를 통해 삼성문화재단의 기증과 서울대 및 관악구청 간의 행정적 논의 과정, 미술관 건립에 대한 사회적 기대 등을 보여준다.

설계는 세계적 건축가 렘 쿨하스가 맡았다. 1997년 첫 번째 설계안에선 가로로 길게 뻗은 ‘다리’ 형태의 건물로 구상했다. 관악산의 지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그 위에 건물을 얹어 대학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형태로 만들려 했다.

하지만 산림 보호 논쟁으로 부지가 변경되면서 설계가 바뀌었다. 2003년 최종 디자인은 건물을 가로지르는 ‘슬라이스(slice)’를 통해 대학과 지역 사회를 잇는 매개 공간으로 구상됐다.

전시는 당시 문서와 콘셉트 드로잉, 설계도 등을 통해 ‘학교와 지역을 연결하는 공간’이라는 초기 개념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소개한다.

2003년 8월 30일 서울대학교미술관 기공식. [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대미술관이 지난 20년간 구축해 온 소장품은 전시의 또 다른 축을 이룬다. 303점으로 출발했던 소장품은 현재 1034점으로 확대됐다. 서울대 교수와 동문이 기증한 작품이 다수다. 세부적으로 보면 작가가 기증한 작품이 368점이고, 교내 이관 작품이 303점이다. 유족 기증품은 134점, 소장가 기증품은 78점이다.

주요 기증자로는 한운성 서울대 미술대학 명예교수가 100점을 기증했고, 정탁영 서울대 미대 명예교수도 60점을 기증했다. 서울대 미대 명예교수였던 서세옥의 유족도 61점을 기증했다.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 별세 후 유족이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 35점과 신옥진 부산공간화랑 대표가 기증한 작품 64점도 소장하고 있다.

박보나 서울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서울대 출신 교수나 작가의 작품을 많이 갖고 있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현대 미술을 아우루는 전시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선 작가 70명의 작품 120여 점을 선보인다.

하동철 ‘빛’. [서울대학교미술관]


소장품 전시는 ‘감각의 발견’, ‘역사와 의식’, ‘신체와 풍경’, ‘우리를 둘러싼 세계’의 네 섹션으로 구성된다.

먼저 ‘감각의 발견’은 선, 색, 면과 재료의 물성을 탐구하며 감각적 경험을 제시한다. 하동철의 ‘빛’, 이종상의 ‘천지, 원형상 91-27’ 등이 소개된다.

‘역사와 의식’에선 강경구 ‘새’, 구본창 ‘무제(2)’, 엄정순 ‘섬 안으로’ 등 2001~2003년 독도 특별전 출품작을 통해 진경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정탁영 ‘Drawing 2004-11’, 장욱진 ‘마을 풍경’ 등을 전시하는 ‘신체와 풍경’은 인체에서 출발해 자연과 산업 현장으로 확장되는 시선을 통해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살펴본다.

마지막 섹션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윤동천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정재호 ‘천변(川變)호텔-삼일아파트’ 등의 작품을 통해 미술로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김형숙 서울대학교미술관장이 지난 16일 서울대미술관에서 아카이브 특별전 ‘안과 밖 Inside/Outside’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현경 기자]


김 관장은 “미술관의 기능에서 교육과 관람객과의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관람객들을 아우를 수 있는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대미술관의 역할과 기능을 새롭게 다져 나가도록 하겠다”며 “관악구 주민들을 위한 사회적 기여와 서울대 학생· 교직원을 위한 전시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문화재단에서 컬렉션을 많이 기증하고 건립을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재단과 긴밀한 협조를 취하면서 글로벌 사회에서 세계적인 대학 미술관으로서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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