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전 수출창구 한전으로 단일화

5월 한수원·한전 업무협력 협약 체결
‘공동 주계약자’ 명시, 수주국 구분 폐지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으로 이원화돼 있던 원자력발전 수출 체계가 단일 창구로 전면 개편된다. 정부는 원전 수출 창구를 한국전력으로 일원화해 국가 차원의 협상력을 결집한다는 방침이다.

22일 원전 업계와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산업부는 다음 달 중으로 김정관 장관과 김동철 한전 사장, 김회천 한수원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한수원-한전 간 업무협력 협약 체결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은 그동안 산업부가 추진해 온 ‘원전 공기업 수출 체계 효율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원전 수출 창구를 한전으로 단일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전이 사업비 재원 조달, 대외 협상 등에서 강점이 있는 만큼 대외적인 수출 창구 역할은 한전이 맡고 기술 실무와 시공 역량이 뛰어난 한수원이 이를 보조하며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구조다.

특히 실제 계약 체결 시에는 한전과 한수원을 ‘공동 주계약자’로 명시하기로 했다. 이는 바라카 원전 건설 과정에서 발생했던 두 공기업 간 법적 분쟁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총 4기로 구성된 바라카 원전은 2021년 1호기를 시작으로 2024년 9월 4호기까지 차례대로 상업 운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공사기일 지연과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예상보다 불어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한전의 100% 자회사인 한수원은 설계 변경 등으로 늘어난 약 1조4000억원의 추가 공사비를 주계약자인 한전이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한전은 UAE 측으로부터 먼저 정산을 받아야 줄 수 있다고 맞서면서 양사는 현재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번 개편안의 또 다른 핵심은 양사의 국가 구분을 없앤 것이다. 본래 원전 수출은 한전이 전담했으나 2016년부터 한전과 한수원이 지역을 나눠 수주하고 있다.

이에 새 개편안은 이러한 국가 구분을 완전히 없애 한전과 한수원이 공동 사업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한수원이 현재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국가 구분이 사라지면 향후 신규 원전 수출은 한전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단순한 창구 단일화나 협력 강화보다는 한전과 한수원을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것이 원전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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