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옷 입은 女BJ들 담배 뻑뻑”…강남 초등학교 앞 ‘수상한 건물’ 뭐기에?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인근 건물 앞에서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서울 강남 한 초등학교 인근에 이른바 ‘사이버 룸살롱’이라 불리는 성인 방송 스튜디오가 입주해 교육 환경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학교 앞 설치 제한 업종에 해당하지 않아 제재 수단이 없다는 지적이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초등학교에서 100여m 떨어진 빌딩에는 지난해 3월부터 ‘엑셀 방송’ 전문 스튜디오인 A기획사가 입주해 있다. 엑셀 방송이란 여러 여성 인터넷방송 진행자(BJ)를 출연시켜 선정적인 춤을 추거나 자극적 행동을 하도록 한 뒤 후원금 순위를 엑셀(Excel) 문서처럼 정리해 보여주는 방송으로, ‘사이버 룸살롱’이라고 불린다. 국세청은 “사회규범을 어지럽히고 건전한 법질서를 위배하는 유해 콘텐츠”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A기획사에는 짧은 치마와 몸매가 드러나는 상의를 입은 여성들이 줄지어 드나들고 있다. 이들은 아이들이 등하교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길거리에서 무리지어 흡연하는 일이 종종 목격된다고 한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미 A기획사에 관한 소문은 파다하게 퍼졌다.

5학년 안모(11)군은 “○○TV가 저기서 방송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여성 BJ들이) 짧은 옷을 입고 돌아다니면 불편하고 보기 안 좋다”고 말했다.

6학년 정모(12)양은 흡연하는 여성 BJ들을 직접 찍은 사진을 갖고 있기도 하다며 “일주일 전부터 지하에서 이상한 방송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화장을 아주 진하게 한 남녀가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고 했다.

학부모들도 뒤늦게 스튜디오의 정체를 알고 이달 중순부터 교육청과 학교, 구청 등에 잇달아 민원을 넣었다.

A 스튜디오의 인스타그램.


강남구는 지난 23일 경찰·학교 관계자 등과 해당 스튜디오를 찾아 교육환경법·청소년보호법 위반 여부를 살피는 합동점검을 벌였다.

그러나 엑셀 방송 스튜디오를 막을 수 있는 법이 없어 건물 밖에서 흡연을 자제하고 BJ들의 외출 복장에 주의해달라고 요청하는 데 그쳤다. 교육환경법은 학교 경계에서 직선으로 200m 이내 지역을 교육환경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학생의 보건·위생, 안전, 학습과 교육환경 보호를 침해하는 영업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A 기획사는 교육환경 보호구역에 속하지만 ‘스튜디오 대여업’으로 등록돼있어 교육환경법이 정하는 제한 업종에 속하지 않는다.

경찰과 구청은 스튜디오 내 밀폐된 공간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성가족부 고시에 따른 ‘청소년 유해업소’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학교도 점검 이튿날 가정통신문을 보내 “아이들이 매일 지나는 통학로에서 발생한 불편 사항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약속된 사항이 현장에서 잘 이행되는지 유관기관과 협력해 지속해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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