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정부, 두 장기비전?…목표시점 ‘2045년’ 교통정리한 재경부·기획처[세종백블]

두 부처 중장기 전략 목표시점 2045년 조율
두 청사진 논란 끝, 세부 추진안 조만간 공개
재정계획 연계·청년 참여…비전2030 차별화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올해 초 분리 출범한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각각 장기 국가 비전을 추진하며 불거졌던 ‘투트랙 논란’이 결국 하나의 시간표로 정리됐다.

양측이 별도로 검토하던 중장기 전략의 목표 시점이 ‘2045년’으로 조율되면서 한 정부 안에서 두 개의 장기비전이 병존하던 구도도 사실상 해소됐다.

재정경제부 및 기획예산처 [연합]


26일 관가에 따르면 기획처를 이끄는 박홍근 장관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내에 2045년의 미래 비전을 국민께 보고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대한민국 광복 100주년이 되는 2045년의 미래 모습을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목표와 전략, 주요 정책 과제를 본격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획처가 기존에 검토하던 ‘2050 구상’ 대신 2045년을 공식화한 첫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앞서 재경부는 지난 1월 경제성장전략에서 광복 100주년이 되는 2045년을 목표로 경제 대도약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성장, 대외경제, 국민균형성장, 민생경제, 구조혁신 등 5대 분과를 중심으로 현 정부 임기 내 실행 가능한 과제를 담겠다는 계획이다. 재경부 주도로 경제·인문사회연구회(경인사연)와 국책연구기관,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추진 방식도 제시했다.

기획처는 민관 작업반 구성과 중장기전략위원회 논의, 일반 국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미래비전 2050’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저출생, 탄소중립, 인공지능(AI)과 산업경쟁력, 양극화, 지역소멸 등 구조적 리스크에 대응하는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었다.

당시 이 같은 구상을 두고 재경부가 ‘광복 100주년’이라는 상징성에 무게를 뒀다면, 기획처는 이재명 정부 임기와 이후 20년을 아우르는 중·장기 국가 발전 로드맵에 방점을 찍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두 부처가 서로 다른 목표 시점과 이름의 청사진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정책 중복과 혼선 우려도 꾸준히 제기됐다. 한 정부 안에서 복수의 중장기 전략이 가동되는 것은 정책 메시지와 실행 체계를 흐릴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 내부에서도 중장기 국가전략은 하나의 결과물로 정리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통합 논의가 이어져 온 것으로 전해진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1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기획예산처 출입 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최종적으로 목표 시점이 2045년으로 가닥을 잡은 데에는 상징성과 현실성이 함께 고려됐다는 평가다. 광복 100주년이라는 분명한 역사적 기준점이 있는 데다 2050년보다 국민이 체감하기 쉬운 목표 연도라는 점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학계에서도 장기 국가전략은 통상 20년 안팎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결정의 분수령은 박 장관 취임 이후였다는 전언이 나온다. 장관 공백기에는 두 부처 간 이견을 최종 조율할 동력이 부족했지만 박 장관 취임 뒤 정리가 빨라졌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재경부가 목표 시점을 둘러싸고 주도권을 잡았다는 평가도 있으나, 기획처 역시 독자 노선을 고수하기보다 정부 전체의 단일 비전을 우선시하는 판단 아래 조율에 힘을 실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향후 장기비전은 두 부처가 분야별 역할을 나눠 하나의 로드맵을 만드는 방향으로, 조만간 구체적인 추진방안이 제시될 전망이다. 재경부는 성장 전략과 경제 아젠다, 실행 과제를 중심으로 맡고 기획처는 사회 구조개혁과 외교·지역균형·인구전략 등 보다 폭넓은 중장기 과제를 담당하는 형태다. 각 부처의 강점을 결합해 단일 국가전략으로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장관은 이번 비전 수립 과정에서 과거 노무현 정부의 비전 2030과의 차별화도 강조하고 있다. 비전 2030이 정부 임기 말에 마련됐다면, 이번 전략은 정부 초기에 범부처 체계로 추진해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또 청년 등 정책 수요자의 참여를 확대하고, 내년도 예산 편성 단계부터 반영 가능한 과제는 우선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재정 계획과 연계해 단순 선언형 청사진이 아니라 예산과 제도로 이어지는 실천형 국가전략을 만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세종백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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