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빚 감축’ 성과, 민선 8기 다시 증가세
인천시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
빚 줄인 민선 6기 행정 성과 ‘무색’
6·3 지방선거 3선 인천시장 도전에 큰 오점으로 남을 듯
![]() |
| 민선 6기 시절 인천시의 빚 감축 성과를 냈던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민선 8기 들어 다시 빚이 늘어나며 재정 위기에 놓이게 돼 오점으로 남게 됐다. |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광역시 민선 6기(2014년 7월~2018년 6월) 시절 ‘재정 건전화’를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던 유정복 인천시장이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강력한 긴축으로 인천시의 채무를 줄였던 민선 6기 시장 때와 달리, 현 민선 8기(2022년 7월~2026년 6월) 시장 임기 중 채무가 다시 악화되면서 재정 운영이 다시 시험대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이는 세수 쇼크와 대규모 민생 지원금 지급을 위한 지방채 추가 발행이 이어지면서 인천시 재정이 민선 6기 당시보다 더욱 심각한 ‘구조적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해 보면, 2014년 6월 유 시장 취임 당시 인천시는 인천아시안게임과 각종 개발사업 여파 등으로 채무 규모가 3조2581억원, 채무비율은 39.9%에 달하는 재정위기 상태였다. 정부의 ‘재정위기 주의단체’로 지정될 만큼 상황은 심각했다.
유 시장은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지방채 조기 상환 등을 통해 2018년 퇴임 당시 채무를 2조488억원까지 단축했다.
4년 만에 1조2000억원 이상을 감축하며 인천시를 재정위기 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게 했다. 이는 유 시장의 대표적인 행정 성과로 평가받아 왔다.
들어올 돈 없고 나갈 돈만 가득한 ‘구조적 위기’
그러나 민선 8기 들어 인천시 재정은 다시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인천시의 채무는 2024년 1조9442억원에서 2025년 2조1984억원으로 1년 새 2542억원 증가했다.
올해 말에는 2조378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몇 년 전 1조원대까지 낮아졌던 채무가 다시 2조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특히 이번 채무 증가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인천시는 경기 침체와 세수 감소, 대규모 기반시설 투자, 각종 정책 및 지원사업 추진 등으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에 발맞춘 ‘인천형 민생지원’ 대책까지 더해지면서 재정 부담은 한층 커지고 있다.
인천시는 5월부터 인천e음 캐시백 확대, 취약계층 추가 지원, 주유비 할인 등을 포함한 ‘인천형 민생지원금’을 본격 지급할 예정이다.
민생지원금 662억 규모 지방채 발행까지
이를 위해 총 662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추가 발행한다. 인천시는 시민 생활 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결국 올해 말 2조3781억원의 채무 전망이 662억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까지 더해 진다면, 이런 추세라면 채무 규모는 3조원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유 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예전처럼 시 산하 10개 군·구에 부담을 주지 않고 지방채를 자체 발행해 해결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상환보다 차입이 더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인천시는 지방채 3068억원을 상환했지만, 신규 발행 규모는 5611억원에 달했다.
갚은 돈보다 빌린 돈이 2500억원 이상 많았다. 게다가 올해 민생지원금 재원 마련을 위한 662억원 지방채 발행까지 더해지면서 채무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해석은 엇갈린다. 야당 측은 민생 안정과 미래 투자에 필요한 전략적 차입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여당은 ‘빚을 줄인 시장’이라는 과거의 성과와 달리, 현재는 다시 빚을 늘리는 정책으로 선회했다고 우려했다.
재정 자립도 하락 우려 심화
재정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이 민선 6기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선 6기 때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 등으로 세입 여건이 나쁘지 않았으나, 지금은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지방세 수입이 급감했다. ‘벌어들이는 돈’ 자체가 줄어든 상태다.
들어올 돈이 없으니 민생 사업과 현안을 추진하기 위해 다시 빚(지방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민선 6기 때는 지출을 줄여 해결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세수 결손이라는 외부 변수가 크고 필수 민생 예산이 늘어나 재정 운용의 폭이 극도로 좁아진 상태라고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결국 다시 3조원대로 늘어난 인천시 채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세수 부족 상황에서 무리하게 발행한 지방채는 이자 부담을 키우고 인천시의 재정 자립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역 정계 관계자는 “민선 6기가 ‘관리의 시대’였다면 민선 8기는 ‘위기의 시대’를 맞이했다”며 “재정 악화의 신호탄이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3선에 도전하는 유 시장에게는 큰 오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