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MS 등 18곳과 맞춤형 AI칩 계약
작년 매출 82억달러…사상 최고치 기록
빅테크의 AI 인프라 설계기업으로 성장
주가 1년간 161% 급등…1개월간 61% ↑
[마벨 테크놀로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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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것을 만드는 회사가 되고 싶어 ‘마벨’이라는 이름을 골랐습니다.”
시작은 그저 한 집의 부엌 테이블이었다. 1995년 반도체 엔지니어 세핫 수타르자는 아내와 동생과 식탁에 둘러앉아 마벨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경이로운(marvelous) 것을 만들자”는 다짐을 담아 ‘마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부모의 자산까지 털어 시작한 작은 회사는 세계 최대 기술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를 설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회사 출발점에는 통념을 뒤집는 선택이 있었다. 당시 데이터 저장장치(HDD)의 핵심 부품인 ‘리드 채널’ 칩은 아날로그 방식이 주류였다. 창업자들은 디지털 방식으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업계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성능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결과는 예상을 뒤집었다. 상보적 금속 산화막 반도체(CMOS) 기반 설계로 고성능과 저전력을 동시에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대의 하드디스크 제조기업인 씨게이트가 첫 고객으로 손을 내밀었고, 회사는 빠르게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이후 마벨은 저장장치용 반도체를 넘어 네트워크와 통신, 데이터 연결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날수록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동시키는 기술의 가치도 함께 커졌다.
마벨은 오랫동안 ‘반도체 업계의 조연’이었다. 하지만, AI 열풍으로 상황이 변했다. AI 모델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이를 처리하는 데이터센터의 수요도 폭증했다.
데이터센터를 키우는 데는 단순히 칩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수천개의 칩 사이를 잇는 ‘연결’,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주고받는 ‘네트워크’, 그리고 기업의 AI 워크로드에 맞게 설계된 ‘맞춤형 칩’이 필요했다. 마벨이 30년간 쌓아온 기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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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마벨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22억1900만달러에 달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6억5100만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81억95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 연간 매출이 27억달러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년 만에 3배 이상 몸집을 키운 셈이다.
마벨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은 맞춤형 AI 칩(XPU)이다. 현재 마벨은 아마존의 트레이니엄 AI 칩,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이아 AI 가속기, 메타의 데이터 처리 유닛 등 18개 클라우드 기업과 계약을 맺고 있다.
XPU 사업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지난해 15억달러로 성장했다.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난 규모이다.
모닝스타의 윌리엄 커윈 애널리스트는 “마벨의 가장 큰 성장 동력 중 하나는 커스텀 칩”이라며 “향후 5년간 연평균 60%의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신규 고객 확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IT 전문매체 디 인포메이션은 마벨이 구글과 두 가지 새로운 AI 칩 설계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하나는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와 연동되는 메모리 처리 장치이고, 다른 하나는 AI 모델 실행에 특화한 새로운 추론 전용 TPU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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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마벨의 주가는 지난 1년간(2025년 4월 27일~2026년 4월 28일) 무려 161.04% 상승했다. 1개월 수익률은 61.50%에 달한다.
국내 투자자의 관심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24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마벨 주식을 1억529만달러(약 155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단일 종목 기준으로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다음으로 많이 사들였다.
지난달 엔비디아의 협력 소식에 주가 상승세는 탄력을 받았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마벨과 파트너십을 맺고 20억달러(약 3조원)를 투자기로 했다. 마벨은 2017년부터 하이퍼스케일러에 광통신 기술을 공급해왔다. 이번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광통신 기술력이 시장의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이번 파트너십은 데이터센터를 넘어 전 세계 통신 네트워크로 AI 인프라를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헸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마벨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커질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커스텀 AI 칩과 광통신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AI 광연결에서 마벨은 견고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마이크로소프트 XPU 프로젝트의 성공도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RBC 캐피털은 목표주가를 115달러에서 17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RBC는 “XPU 유효시장규모(SAM)가 25억~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마벨이 그 중 최소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문이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