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은 몸풀기였다”…베일 벗은 ‘호프’, 호평 쏟아졌다

17일 저녁 칸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공개
6분 기립박수에 나홍진 “감사하다” 소감
“지루할 틈 없는 숨 막히는 추격전” 호평

 

영화 ‘호프’ 인터내셔널 예고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광기의 ‘호프’가 잠들었던 칸을 깨웠다.”(할리우드 리포터)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 할 액션 체험.”(더 랩)

나홍진 감독이 ‘곡성’(2016) 이후 10년 만에 선보인 신작 ‘호프’가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칸에서 열린 제79회 칸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황정민과 조인성, 정호연, 그리고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함께한 영화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이 퍼지며 온 마을이 혼란에 빠지고, 이후 믿기 힘든 현실이 펼쳐지는 SF(Science Fiction, 공상과학영화) 액션 스릴러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가운데 손꼽히는 장르 영화로 주목받은 ‘호프’는 ‘작가주의 중심’ 흐름 속에서도 압도적인 액션과 속도감 있는 전개, 치밀하면서도 현란한 연출로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상영이 끝난 뒤에는 엔딩 크레딧과 함께 6분간의 기립박수가 이어지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첫 상영을 마친 나홍진 감독은 “이렇게 긴 영화를 끝까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영화 ‘호프’ 포스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었기에 누구도 이 영화가 어떤 모습일지 정확히 예상하지 못했다”며 “‘호프’가 일요일 밤 칸 영화제를 강하게 흔들어 깨웠다”고 전했다.

칸 현지에서 첫 상영을 함께한 평단과 외신들은 작품에 대한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외신들은 ‘호프’를 지난 69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 ‘곡성’의 차기작이라고 소개하며 “과감하게 질주하는 SF 액션”이라고 입을 모았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현란한 카메라워크, 심장을 두드리는 음악, 아드레날린 넘치는 전개, 선명하게 구축된 캐릭터들로 관객을 즉각 끌어당긴다”며 “2시간 4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단 한 순간도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추격자’(2008), ‘황해’(2010), ‘곡성’(2016)까지 8년 동안 세 편의 작품만으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 나홍진 감독은 10년 만에 복귀해 이전작들이 마치 워밍업처럼 느껴질 정도의 영화를 내놓았다”고 극찬했다.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은 영화에 대해 “외계 행성에서 온 존재들의 침공을 그리는 영화로, 이 외계인들이 한적한 한국 시골 마을에 불시착하면서 모든 지옥이 시작된다”며 “처음에는 누군가 범인이 전설 속 호랑이라고 추측하지만, 곧 그것보다 훨씬 더 거대한 문제라는 사실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영화 ‘호프’ 인터내셔널 예고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호프’ 인터내셔널 예고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면서 “영화 전체는 본질적으로 하나의 거대한 추격전인데, 그 추격전이 정말 대단하다”며 “올해 칸영화제가 작가주의적이고 조용한 영화들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호프’는 할리우드가 만든 어떤 동종 영화보다도 더 할리우드적”이라고 평했다.

영화 전문 매체 스크린데일리는 ‘호프’를 두고 “숨 가쁜 속도와 블랙코미디, 화면 가득한 피와 내장을 거의 멈추지 않고 밀어붙이는 전력 질주의 학살극”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외부에서 온 이해할 수 없는 위협으로 공동체 전체가 공포와 편집증에 휩싸인다는 점에서 ‘곡성’과 닮아 있다”고 전했다.

미국 매체 더 랩은 “‘호프’는 최근 몇 년 사이 나온 최고의 괴수 영화 중 하나”라며 “액션 시퀀스마다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게 촬영돼 단 한 순간도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특히 외신들은 ‘설국열차’(2013), ‘곡성’(2016), ‘기생충’(2019) 등을 촬영한 홍경표 촬영감독과 ‘겟 아웃’(2017), ‘어스’(2019), ‘놉’(2022)의 음악감독 마이클 에이블스의 작업에 높은 점수를 줬다.

영화 ‘호프’ 인터내셔널 예고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할리우드 리포터는 “영화에는 차량 스턴트부터 숲속의 전율적인 승마 장면까지 훌륭하게 짜인 시퀀스들로 가득하다”며 “홍경표 촬영감독의 카메라 워크는 경이롭고, 마이클 에이블스의 음악은 역사에 남을 만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다소 미흡해 보이는 특수효과와 주제 의식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도 나왔다.

버라이어티는 “외계 괴물 디자인은 마치 옛날 비디오게임 캐릭터처럼 가볍고 인공적으로 보여 영화의 세련된 배경 속에서 유독 튄다”며 “‘호프’는 정치적·철학적 서브텍스트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칸 경쟁 부문 진출작으로서는 다소 어색한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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