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휴업일 평일로 바꿨더니…KDI “쿠팡 향하던 소비, 다시 마트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침체로 직결 안 돼”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조정한 이후 마트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쿠팡 등 온라인 쇼핑으로 향하던 소비 일부가 다시 오프라인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반면 당초 우려됐던 전통시장 매출 감소는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2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시사하는 유통 정책의 전환 방향’ 보고서 발표했다.

서울 한 대형마트 매장에서 시민들이 물품을 구매하는 모습. [연합]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신규 점포 확대 중심의 성장세가 둔화하며 매출 감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반면 온라인 기반 무점포 소매업은 빠르게 성장했다. 쿠팡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성장으로 무점포 소매업체 수는 2006년 1만4000여개에서 2023년 39만여개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 규모 역시 약 3조8000억원에서 96조원 수준으로 확대됐으며 전체 유통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에서 40%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처럼 온라인 소비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대구 는 2023년 2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월요일로 변경했고 이후 청주·서울·부산·경기 등 여러 지역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이어졌다.

KDI 분석 결과, 평일 전환 이후 대형마트 매출은 대구에서 4.7%,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2.8%, 부산에서는 최대 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편의점 매출은 서울에서 약 4% 감소했다.

생활용품·식품·농축수산물·전통유통 업종에서는 지역 전반에 걸쳐 일관된 매출 감소 흐름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 연구위원은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같은 제한적 규제 완화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침체로 직결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소비가 일부 오프라인으로 이동한 정황도 확인됐다. 대구에서는 제도 변경 이후 쿠팡, 컬리 등을 포함한 온라인 결제액이 전체적으로 2.9% 감소했다. 특히 20~40대에서 감소폭이 두드러졌으며, 맞벌이 가구와 학령기 자녀 비중이 높은 40대에서 변화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다만 이번 연구는 2024년까지의 신한카드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이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소비 변화는 반영하지 못했다.

보고서는 평일 전환으로 오프라인 유통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일부 소비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변화한 유통 환경을 고려해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주말 소비 집중도와 온라인 소비 비중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의무휴업 제도의 유지·완화·폐지 여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영향평가 제도를 함께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위원은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와 관련해 “소비자 편의 측면에서 새벽배송을 허용하면 온라인·오프라인·대형마트 간 경쟁이 활성화해 소비자 후생은 올라간다”면서도 “전통시장에 악영향이 있을지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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