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⑧] ‘말뿐인 착공식’ 유정복 민선 8기 시정부… 송도세브란스병원 결국 ‘장기 표류 잔혹사’로

20년 표류한 송도세브란스…유정복표 ‘의료도시 송도’ 공약 시험대
2026년 개원 호언장담했으나 지상부 ‘첫 삽’도 못 떠
공사비 예측 실패·시공사 유찰 반복… 실제 개원 2030년이나 가능할 지
주민들 “20년째 병세권 희망고문… 민선 8기 행정력 한계 드러나” 비판

지난 2022년 12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송도세브란스병원 착공식’에 참석한 유정복 인천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가 민선 8기 시정부 재임 시절 핵심 의료 인프라 사업으로 내세웠던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 사업’이 임기 내내 지지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하면서 유 시장의 대표 공약이 사실상 표류 잔혹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유정복 시장 후보는 민선 8기 시장 취임 초기부터 ‘글로벌 바이오 메디컬 도시 인천’을 외치며 임기 내 가시적 성과를 약속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2026년 현재까지 지상부 공사는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임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2026년 개원’ 호언장담의 처참한 성적표… 지상부는 여전히 ‘빈터’

인천 송도세브란스병원은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7공구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4층, 800병상 규모로 조성되는 대형 대학병원 사업이다.

지난 2006년 인천시와 연세의료원이 협약을 체결하며 추진됐으며 송도 바이오·의료 클러스터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최초 협약 체결 이후 무려 20년 가까이 표류하던 중, 유 시장 후보가 민선 8기 시장 출범 직후인 2022년 12월 직접 착공식에 참석해 “제가 민선 6기 때 시민들과 약속했던 사업”이라고 밝히며 2026년 개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민선 8기가 막바지에 다다른 현재 사업 성적표는 처참하다. 토목공사를 중심으로 한 지하층 공정률은 95% 이상 진행됐으나, 정작 병원의 외형을 갖춰야 할 핵심 지상부 공사는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금 당장 공사에 착수하더라도 실제 개원은 2030년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민선 8기 내내 행정적 조율이 헛바퀴를 돌면서 지금 당장 공사를 시작해도 2030년 전후에나 개원이 가능한 상태”라며 “당시 유 시장이 공언했던 ‘2026년 개원’은 애초에 실현 불가능했던 정치적 수사에 불과했다”고 우려했다.

3000억 공사비 폭등 방치… ‘뒷북’ 재원 협상에 시공사 선정도 불통

사업이 이토록 멈춰 선 본질적인 원인은 민선 8기 인천시의 ‘안일한 시장 예측’과 ‘리더십 부재’에 있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당초 약 4000억 원 수준이던 총사업비는 최근 7000억 원대로 무려 3000억 원 가까이 폭등했다.

공사비 문제로 연세의료원 측이 난색을 보였음에도, 인천시는 임기 중반까지 뚜렷한 중재안을 내놓지 못했다.

뒤늦게 증액분 중 2000억 원을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SPC)이나 송도 11공구 개발이익금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유 시장 임기 말에 이르러서야 ‘임시방편’식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도 유연하지 못한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연세의료원이 올해 초 제시한 ‘종합병원 단일 공사 실적 1000억 원 이상’이라는 과도한 입찰 조건으로 인해 대형 건설사들이 외면하며 결국 유찰됐다.

시공능력평가 20위 내 건설사로 조건을 일부 완화했으나, 얼어붙은 건설 경기 속에서 실효성 있는 유인책을 마련하지 못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부지 회수’ 카드 만지작거리는 인천경제청… 민심은 “최악의 공약 파기”

사태가 심각해지자, 인천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2028년 말까지 병원을 개원하지 못할 경우 송도11공구 연세사이언스파크 부지를 강제 회수하겠다”며 연세대 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부지 회수 시 연세대 측의 손실은 1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박성진 인천경제청 투자유치본부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조성원가로 공급된 부지를 회수당할 경우 연세대 측 손실이 1000억원 이상 발생할 수 있다”며 사실상 조속한 사업 정상화를 촉구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송도세브란스가 단순 병원 건립 사업을 넘어 유정복 시정의 핵심 공약 이행 능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 시장 후보가 민선 6기와 민선 8기를 거치며 지속적으로 추진 의지를 밝혀왔지만, 20년 가까운 사업 지연과 반복되는 일정 변경, 급격한 사업비 증가로 인해 시민 피로감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심, 병세권 기대감만 키워… 사업은 기약 없어

이와 함께 인천시의 강경 대책 역시 ‘책임 떠넘기기’에 불과하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비쳐지고 있다.

실제로 부지 회수라는 파국을 맞이할 경우 병원 건립 자체가 무산되는데, 이는 결국 유 시장 후보의 공약 파기를 자인하는 꼴이 될 수 있어서다.

송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착공식은 했지만 실제 개원 시점은 계속 멀어지고 있다”, “병세권 기대감만 키운 채 사업이 장기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주민은 “민선 6기에 이어 민선 8기까지 유 시장을 믿고 기다렸는데, 화려한 착공식으로 사진만 찍고 실제 개원 시점은 기약 없이 멀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유 시장 후보는 민선 8기 핵심 의료 공약이었던 송도세브란스병원을 임기 내 매듭짓지 못한 채 6·3 지방선거 민선 9기 인천시장 3선 도전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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