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보이스피싱’ 감소 국가적 성과 지속적 민관 협력모델 발전을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 동안 국민이 체감한 큰 변화 중 하나는 보이스피싱 등 사기 범죄에 대한 국가 대응 역량의 강화일 것이다. 그간 보이스피싱은 해외에 거점을 둔 조직성과 정교한 수법 탓에 ‘막기 어려운 범죄’로 인식됐다.

게다가 최근에는 카드 배송원·검찰·금감원 사칭뿐만 아니라 연애 빙자 사기, 투자리딩방 연계형 등 통신·금융·온라인 플랫폼을 악용한 신종 수법이 등장하면서 사기 범죄는 더욱 지능화되었다. 지난해 피해 규모는 정점을 찍으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에 정부는 기존의 분절적 대응에서 벗어나 통신·금융·수사 기능을 하나로 연결하는 범정부 통합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단순한 상담을 넘어 실제 범행 차단과 예방 중심으로 시스템을 전환한 것이다.

그 중심에 있는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은 신고 대응 인력을 기존 43명에서 134명으로 확대하고 365일 24시간 운영 체계를 갖추었다. 금융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 전문인력과 실시간 협업 체계를 구축한 점은 매우 의미 있는 변화이다.

사기 범죄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범죄 조직은 금융·수사 공백이 발생하는 주말이나 연휴 직전을 노려 자금을 이동시키므로, 피해 발생 직후 신속한 차단이 핵심이다. 이러한 점에서 도입된 ‘범행 전화번호 긴급 차단 제도’는 매우 큰 실효성을 거두고 있다. 신고된 번호를 실시간 분석해 통신사가 최장 10분 내 수·발신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통해 올해 4월까지 6만5000여개의 번호가 차단되었다. 아울러 중국,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등 해외 거점 조직에 대한 현지 공조수사와 중국 공안과의 협력 강화 등 초국가적 대응도 적극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대응 방식의 성과는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전년 대비 41.8%, 피해액은 45.4%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는 점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최근 사기 범죄는 가상자산, 로맨스스캠 등이 소셜미디어(SNS)와 결합하며 진화하고 있으며, 단속을 피해 국제공조가 취약한 지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보인다. 이러한 초국가적 범죄를 정부의 노력만으로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통신사, 금융회사, 플랫폼·보안기업, 학계 등 민간의 데이터와 기술 및 경험을 어떻게 공공과 효과적으로 연결하느냐가 향후 예방의 핵심 과제라고 생각한다.

최선의 대응은 ‘사후 검거’보다 ‘사전 예방과 조기 차단’이다. 범죄 징후와 이상 거래 패턴을 신속히 공유하고 자금 이동을 차단할 민관 협력체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재 경찰청은 보이스피싱을 포함한 다중피해사기의 예방과 신속한 조치를 위해 ‘다중피해사기방지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이는 수사기관이 범죄 징후를 인지하고도 신속히 대응하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할 중요한 법적 기반이 될 것이다.

사기 범죄는 국민의 삶과 공동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구조적 범죄이다. 법률체계 정비와 민관 협력, 국제공조가 동반될 때 시너지는 극대화된다. 국민이 안심하고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도록 경찰청 통합대응단이 강력한 민관 협력 기반의 성공적인 모델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고철수 한국금융범죄예방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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