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품은 삼성 파운드리 부활 청신호

앤트로픽 ‘로직 칩’ 수주가능성 늘어
애플·테슬라·엔비디아 연이어 수주
하반기 삼성 파운드리 가격 인상
빠르면 하반기 흑자 전환 가능성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앤트로픽의 로직칩(연산용 반도체)까지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인근 신호등에 초록색 불이 켜져 있다. 수원=임세준 기자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설계) 사업부가 미국 AI(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에 투자를 단행한 가운데 앤트로픽의 로직칩(연산용 반도체)까지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삼성 파운드리는 엔비디아, 테슬라 등 대형 고객 수주를 잇따라 성공하고, 하반기 파운드리 가격 인상을 통해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이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하반기 흑자 전환 가능성이 제기된다.

▶애플·테슬라·엔비디아 이어 앤트로픽까지 고객사로=29일 앤트로픽은 최근 진행한 시리즈 H 투자 라운드에서 650억달러(약 97조원)를 유치했으며, 투자 후 기업가치는 9650억달러(약 1440조원)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도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도 참여했다.

앤트로픽은 이 3사를 거론하며 “이들 기업은 전 세계 메모리, 스토리지 및 로직 칩 공급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이들과의) 협력 관계는 고객 요구에 맞춰 컴퓨팅 역량을 안정적으로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앤트로픽이 로직 칩을 콕 집어 언급하면서 삼성 파운드리와의 협력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앤트로픽은 AI 모델인 ‘클로드’를 만들고 있다. 오픈AI와 함께 글로벌 주요 AI 모델 기업으로 평가받는 핵심 AI 플레이어다. 삼성 파운드리가 앤트로픽의 로직 칩을 수주하게 되면 테슬라, 엔비디아에 이은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앞서 삼성 파운드리는 엔비디아의 추론 전용 언어처리장치(LPU)칩인 ‘그록3’을 수주, 4나노 공정으로 올해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AI5·AI6칩에 이어 AI4 칩의 개량형인 AI4.1까지도 맡는다. 내년 애플의 신형 아이폰에 탑재될 이미지센서(CIS)도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앤트로픽 투자를 두고 업계에서는 ‘AI 반도체·메모리·파운드리·AI 인프라’를 아우르는 전략적 협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I 시장이 HBM 공급뿐 아니라 AI 칩 설계, 생산, 패키징과 시스템 최적화까지 아우르는 생태계 중심으로 진화하면서 단순히 메모리 협력을 넘어 AI 인프라 투자로 한 단계 진화된 동맹관계를 맺게 됐다는 해석이다.

▶삼성, 4·8나노 10% 가격 인상 전망=한편, 최근 파운드리 업계에서 가격 인상 흐름에 맞춰 삼성 파운드리 또한 하반기 가격 인상이 점쳐진다. 이를 통한 수익성 개선으로 지난 몇 년간의 적자 흐름이 오는 하반기 깨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AI 서버의 교체 주기가 본격화되면서 엔비디아, AMD, 구글, AWS(아마존웹서비스) 등 빅테크 주문이 몰려 TSMC의 3나노 공정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TSMC가 3나노 공정 가격을 올해 최대 15% 인상, 내년에는 추가로 5~10%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레거시(구형) 공정을 이용해 전력 반도체를 주력으로 위탁생산하는 인피니언 또한 AI붐으로 4월에 이어 7월 가격을 인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도 7월 올해 들어 2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올해 하반기 성숙 공정에 접어든 4·8나노를 대상으로 약 10% 안팎의 가격 인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가격인상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라며 “가격을 올려도 TSMC 대비 경쟁력이 있고, 4·8나노 공정 완성도가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인 만큼 오히려 해외 고객 유치에 무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선단 공정 라인 가동률은 최대 수준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선단 공정의 견조한 수율로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성장과 손익 개선을 전망한다”고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수율이 안정화된 4나노 공정에서 엔비디아 그록칩과 HBM(고대역폭메모리) 베이스다이 출하량이 증가하며 가동률 회복에 따른 실적 정상화가 기대된다”며 “최근 애플 등 글로벌 업체들로부터 2나노 공정 관련 문의가 증가하고 있어 수주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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