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정무위원장 가져간 與, 증시 활성화·부동산 세제 입법 속도낼까 [이런정치]

민주, 후반기 국회 원구성 확정…국힘 반발
한병도 “국힘, 남은 7개 상임위장 선출 협조하라”
재경위원장 조승래·정무위원장 유동수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주소현·정석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상임위원장 10명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며 22대 후반기 국회의 문을 열었다.

민주당은 18개 상임위 중 국민의힘 몫인 7곳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비워뒀지만, 국민의힘 측은 “집권 여당의 입법 독재”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여야 간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의 터무니없는 몽니와 억지로 후반기 국회는 첫 발도 떼지도 못한 채 한 달의 시간을 흘려보냈다”며 “지금이라도 남은 7개 상임위원장 선출에 협조하라”고 압박했다.

아울러 “이것(7개 상임위원장)조차 국민의힘이 걷어차고 국회 가동을 방해한다면 민주당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국회 정상화를 완성하겠다”며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기준 강화,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 기간 단축 등 국회법 개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조정식 국회의장이 주재한 회동을 포함해 세 차례 만나 원 구성 협상을 이어갔지만 끝내 결렬됐다. 이후 저녁 7시 52분께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자당 소속 위원장 11명을 전격 선출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협상을 교착에 빠지게 했던 법제사법위원장은 사수하고, 현 위원장인 서영교 의원을 유임했다. 서 의원은 전임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6·3 지방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 자리를 약 석 달간 맡아왔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입법 발목잡기’에 맞서려면 체계·자구 심사권을 가진 법사위를 여당이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국민의힘은 제1당이 국회의장과 법제사법위원장을 모두 차지하는 것은 관례가 아니라며 맞서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반기 국회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위원장을 맡았던 주요 경제 상임위 중 재정경제기획위와 정무위원장도 민주당이 확보했다. 전임 사무총장인 조승래 의원과 정책위 경제수석부의장이던 유동수 의원이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재경위 간사는 당내 K-자본시장특위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 정무위 간사로는 유 의원과 정책위에서 합을 맞춰왔던 박상혁 의원이 맡았다.

민주당은 지난해 정무위에서 법안 처리가 원활하지 않자 법사위에서 상법을 세 차례 개정하며 자본시장 활성화 입법을 사실상 우회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무위에서 중복 상장 금지, 코스닥 활성화 등 법안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재경위에서는 부동산 보유세를 비롯한 세제 개편안 논의가 재개될 수 있다.

경제 상임위 중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위원장과 주요 부동산 입법을 다루는 국토교통위 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넘겼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의석수 비율로 11대 7로 나눴고 국정과제를 제대로 잘 추진하기 위해 법사위를 해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했다”며 “전통적으로 국토교통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의원들 신청이 많은 상임위인데 야당에 배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행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본회의 표결에 불참한 직후 국회의장실을 항의방문해 ‘국회 원 구성 폭주’, ‘민주당식 국민 협박’이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고, 이어 본회의 중 의장석을 에워싸고 상임위원장 선거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원 구성 정상화 없이 어떤 상임위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원내행정국 역시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조 의장이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을 강제로 선임해 통지했다”며 “각 위원회에 강제로 선임된 우리 당 의원들에 대한 ‘위원 사임의 건’ 공문을 국회 의사과로 제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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