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노사 격차 1410원…3차 수정안에도 평행선

노동계 1만1800원·경영계 1만390원 제시…격차 1540원에서 1410원으로 소폭 축소
노동계 “생계비 반영한 과감한 인상” vs 경영계 “100만 폐업시대 지급능력 고려”


2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11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민주노총 이미선 부위원장.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노사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 제11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와 경영계는 3차 수정안을 제출하며 한 걸음씩 양보했지만, 여전히 시급 1410원의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노동계는 치솟는 생계비와 물가를 반영한 인상을 요구한 반면, 경영계는 100만 폐업 시대를 맞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지급능력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맞섰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원회의에서 노사의 3차 수정안을 제출받아 심의를 이어갔다.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보다 200원을 내린 시급 1만1800원을 제시했다. 올해 최저임금(1만320원)보다 1480원(14.4%) 높은 수준이다. 경영계는 최초 요구안보다 70원을 올린 1만390원을 제시했다. 올해보다 70원(0.7%) 인상한 금액이다.

이에 따라 노사 간 격차는 직전 2차 수정안 당시 1540원에서 1410원으로 130원 줄었다. 양측 모두 수정안을 내며 접점을 찾으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인상 폭을 둘러싼 시각차는 여전히 컸다.

노동계는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이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를 지탱하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노동자의 실태생계비보다 중위임금 60%라는 특정 지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본질적인 문제”라며 “최저임금은 ‘최저 비용’이 아니라 삶을 지속할 수 있다는 희망의 임금인 만큼 전향적이고 과감한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와 통계청이 OECD에 제공하는 중위임금 산출값은 성과급과 상여금이 제외된 기준으로 계산된다”며 정부의 임금 통계 산정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최저임금 논의의 출발선은 물가상승률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한국은행이 발표한 물가상승률 2.7%를 웃도는 수준에서 논의가 시작돼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됐다”며 저임금 노동자들의 실질임금 회복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영계는 경기 침체와 자영업 위기를 거론하며 인상 자제를 촉구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반도체 호황이라는 착시에 가려져 있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현실은 매우 심각하다”며 “노동계 수정안이 현실화되면 실제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 현장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부장은 “현장에서는 최저임금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절박하다”며 “사업이 어려워질 때 가장 먼저 줄이는 비용이 인건비인 만큼 최저임금의 누적 인상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을 더 이상 올리지 말아 달라고 말하는 근로자들도 있다”며 “일터를 잃을까 두려워하는 현장의 목소리도 함께 살펴달라”고 호소했다.

최저임금 심의는 노사가 수정안을 거듭 제시하며 격차를 좁혀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의 추가 수정안을 제출받아 심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익위원들이 일정 범위의 ‘심의 촉진구간’을 제시해 절충을 유도하거나, 최종적으로 표결을 통해 최저임금을 결정할 수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