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앱 기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 노무 제공” 판단
플랫폼사 책임 촉구…“노동자 추정제도 도입도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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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가 예정된 4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택배기사와 배달라이더 등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등을 요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서울고등법원이 배달라이더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는 첫 판결을 내렸다. 노동계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플랫폼 기업의 노동법상 사용자 책임을 강화하고, 최저임금위원회가 올해 무산된 도급제 노동자의 건당 최저임금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7일 성명을 내고 “이번 판결은 배달라이더의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을 인정한 첫 사례”라며 “플랫폼 기업은 사회보험과 퇴직금, 연차휴가 등 노동법상 사용자 책임을 다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제38-1민사부는 지난 3일 라이더유니온 조합원이 제기한 해고무효 및 임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배달라이더가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일하는 동안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플랫폼 노동의 특성을 고려해 근로기준법을 실질에 맞게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라이더가 독립사업자로 고객을 직접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앱을 통해서만 주문을 수락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구조이며, 배달료 산정과 지급 방식, 배차 등 업무 수행 과정 역시 회사가 정한 기준과 통제 아래 이뤄진다는 점을 노동자성 인정의 근거로 제시했다.
노조는 이번 판결이 플랫폼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배달라이더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출퇴근 관리와 근무지역 지정, 목표 물량 부여 등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노동자들도 이번 판결을 근거로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또 플랫폼 노동은 업무 개시 여부는 선택할 수 있지만, 일단 업무를 시작하면 플랫폼이 정한 규칙과 알고리즘에 따라 일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종속성이 인정됐다고 평가했다.
최저임금위원회를 향한 요구도 이어졌다. 노조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가 매번 소송으로 노동자성을 입증하지 않도록 노동자 추정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위원회도 도급제 노동자의 건당 최저임금 적용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건당 최저임금 적용을 부결한 결정은 법원의 판단과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취지에도 뒤떨어진 만큼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위원회가 배달라이더 등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여부를 사상 처음 공식 안건으로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직후 나온 요구다. 노동계는 법원이 플랫폼 노동의 종속성을 인정한 만큼 건당 최저임금 적용 논의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번 판결이 플랫폼 노동자의 법적 지위는 물론 최저임금 제도 개선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