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관세 포함 총부담 28.9% 수준
한국타이어는 총 8.8%…상대적 부담 제한
8일부터 확정 관세 적용
中 생산 줄이고 유럽·국내 생산 확대 대응 속도
![]() |
| 지난 3월 18일 서울시내 타이어전문점에 타이어가 놓여있다. [뉴시스] |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승용·경트럭용 타이어에 대한 최종 반덤핑 관세율을 확정했다. 당초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됐던 관세율보다 5.5%포인트 낮아지면서 국내 타이어 업계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평가다. 다만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담이 현실화되면서 유럽 공급망 재편 압박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EU 집행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중국산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에 대한 최종 반덤핑 관세 부과 규정을 공표했다. 대상은 중국에서 생산돼 EU로 수출되는 타이어다. EU는 중국산 타이어 수입이 덤핑 가격으로 유럽 산업에 피해를 줬다고 보고 최종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최종 관세율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4.3%,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가 24.4%로 확정됐다. 산둥융성고무그룹 등 중국 업체들에는 45.3%가 적용된다.
앞서 EU가 지난 4월 말 업체들에 통보한 예비 관세율은 한국타이어 3.4%,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 29.9%, 중국 로컬 업체 최대 52%다.
최종안에서는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의 반덤핑 관세율이 29.9%에서 24.4%로 5.5%포인트 낮아졌다. 중국 로컬 업체에 대한 최대 관세율도 약 7%포인트 낮아졌다.
![]() |
| EU 중국산 타이어 최종 반덤핑 관세율 |
기존 EU 수입관세 4.5%를 더하면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의 실제 총 관세 부담은 34.4%에서 28.9% 수준으로 낮아진다. 한국타이어는 반덤핑 관세율이 3.4%에서 4.3%로 소폭 높아졌지만, 기존 관세를 포함한 총 부담은 8.8% 수준에 그친다.
확정된 관세는 곧바로 적용된다. EU 집행위 규정은 관보 게재 다음 날부터 발효되기 때문에, 이번 최종 반덤핑 관세는 8일부터 중국산 승용·경트럭용 타이어 수입 물량에 적용된다.
![]() |
| EU 중국산 타이어 관세 조사 진행 경과 |
EU 집행위는 최종 의견 수렴 과정에서 운임·보험료를 포함한 수입가격과 EU 생산자 비용 자료의 일부 계산 오류를 바로잡고, 판매관리비 산정률을 다시 조정하면서 최종 관세율을 예비 통보 때보다 낮췄다고 설명했다.
관세 부과로 소비자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유럽 타이어 산업 보호와 공정 경쟁 회복 필요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금호타이어 등 일부 업체가 요구한 최저수입가격제나 고정관세 방식은 제품군과 가격대가 다양해 집행이 어렵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처럼 수입가격에 비례해 관세를 매기는 종가세 방식을 유지했다.
한국타이어는 계열 판매법인의 판매관리비 산정 오류를 지적했고, EU 집행위는 이를 일부 받아들여 수입가격 산정치를 조정했다. 넥센타이어는 조사 표본이 시장 구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표본 포함을 요구했지만, EU는 시간 제약과 대표성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 |
| 타이어 3사 글로벌 생산능력 현황 |
다만 관세율이 낮아졌다고 해서 부담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확정 관세가 본격 적용되면서 유럽 수출 물량의 수익성 압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럽은 국내 타이어 3사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인 만큼, 업계는 중국 생산 비중을 낮추고 유럽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관세율 조정과 별개로 관세 부과 대상 물량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선제 대응에 나섰다. EU 판매 물량 중 중국산 제품 비중을 지난해 약 15%에서 올해 약 4% 수준으로 낮췄고,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 체코 유럽공장과 국내 생산 물량으로 대체하고 있다. 이를 통해 EU 반덤핑 관세가 유럽 매출과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공장의 역할도 재조정하고 있다. 기존 유럽향 물량을 줄이는 대신 중국 내수와 제3국 수출 거점으로 활용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최근 현대차의 중국 전략형 전기차 ‘일렉시오’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비롯해 BYD 등 현지 완성차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현지 유통망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 |
| 타이어 3사 중국산 의존도와 EU 관세 대응 전략 |
유럽 현지 생산·물류 인프라도 보강했다. 넥센타이어 체코 자테츠 공장은 현재 연간 약 1000만개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최근 완제품 자동화 창고 증설을 마치고 6월 중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유럽이 넥센타이어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인 만큼, 현지 생산과 물류 대응력을 높여 관세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금호타이어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큰 편이다. 전체 글로벌 생산 물량의 약 30%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유럽 판매 물량 중 중국 생산 비중도 약 50%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에 금호타이어는 국내 및 베트남 공장의 유럽 수출 물량을 확대하고 중국 생산 비중을 낮추는 방향으로 공급망 조정을 추진 중이다. 2027년 함평 신공장, 2028년 폴란드 공장 완공을 목표로 중장기 현지 생산 체제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 |
| 한국타이어 지역별 연간 타이어 매출 추이 |
한국타이어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생산 물량에도 낮은 관세율이 적용됐고, 헝가리 공장을 통해 유럽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약 1억본 규모의 글로벌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헝가리 공장 증설을 통해 연간 약 1800만개 규모의 유럽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이번 조사는 유럽 타이어 업계 단체인 CAUTI가 지난해 4월 7일 중국산 승용·경트럭용 타이어가 덤핑 가격으로 수입돼 유럽 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EU 집행위는 같은 해 5월 21일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고, 이후 중국산 수입 물량 증가와 가격 하락 압력이 유럽 업체의 판매량·시장점유율·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다.
![]() |
| 한국 타이어 3사 글로벌 순위 추이 |
EU는 이번 최종 관세율을 산정하면서 업체별 덤핑마진과 피해마진, 조사 협조 여부 등을 반영했다. 관세는 덤핑마진과 피해마진 중 낮은 수준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
변수도 남아 있다. EU는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반덤핑 조사와 별도로 반보조금(상계관세) 조사도 진행 중이다. 해당 조사는 중국 정부의 우대 대출, 세금 감면, 토지·전기 저가 공급 등이 부당 지원에 해당하는지 따져보는 절차로,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도 있다.
![]() |
| 세계 타이어 중위권 주요 업체 순위 |
업계 관계자는 “최종 관세율이 예비 통보 때보다 낮아진 것은 다행이지만 20%대 후반의 총 관세 부담은 여전히 작지 않다”며 “관세 비용을 소비자나 완성차 업체에 모두 전가하기 어려운 만큼 생산지 조정과 가격 전략을 병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