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밸리 간 이재용, 애플 차기 CEO 만난다

‘억만장자 사교 모임’ 선밸리 콘퍼런스
한진만 사장과 파운드리 수주 총력
애플, 스마트폰 칩 수주 가능성 주목
아마존·오픈AI 등 회동, AI동맹 확장


이재용(왼쪽 두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휴양지 선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이 회장의 오른쪽은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전 부인 웬디 덩. 왼쪽은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AFP]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재계 거물들의 사교 모임인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반도체·통신·자동차 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릴레이 회동에 본격 돌입했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을 책임지는 한진만 사장과 동행했다. 대만 TSMC의 생산 한계와 미국 인텔의 추격으로 파운드리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은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 물량 추가 수주 및 AI 사업 고도화를 위한 네트워킹 확장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휴양지 선밸리 리조트에 도착해 곧바로 선밸리 콘퍼런스 일정을 시작했다.

미국 투자은행 앨런앤드컴퍼니가 매년 7월 주최하는 선밸리 콘퍼런스는 IT를 비롯해 자동차, 통신, 미디어, 금융, 부동산, 유통 등 각 산업계 거물급 리더와 정부 관계자 등 3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억만장자들의 사교 모임’으로도 불린다.

이 회장은 선밸리 콘퍼런스를 두고 “1년 중 가장 바쁜 출장”이라고 말할 만큼 애착을 보여왔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참석한 이 회장은 8일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회장의 전 부인 웬디 덩과 나란히 대화를 나누며 콘퍼런스에 참석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반팔 폴로티와 회색 뉴발란스 운동화를 착용하고 허리춤에는 외투를 묶은 가벼운 옷차림이었다. 옆에는 한 사장의 모습도 보였다.

올해 선밸리 콘퍼런스에는 반도체부터 TV·모바일·콘텐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협력하고 있는 글로벌 경영인들이 총출동했다. 추가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AI 기업 CEO들도 대거 모습을 보여 현지에서 이 회장의 비즈니스 미팅이 숨가쁘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애플 경영진과의 회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 측에선 이번 콘퍼런스에 팀 쿡 CEO는 물론 오는 9월 1일 공식 취임하는 존 터너스 차기 CEO와 앤디 큐 서비스 담당 수석 부사장이 모두 참석했다.

지난해 8월 애플로부터 아이폰 이미지센서 반도체를 수주한 삼성 파운드리는 아이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급망 복귀를 노리고 있다. 지금은 TSMC가 위탁을 받아 생산 중이다.

최근 TSMC에 전 세계 AI 칩 제조 주문이 몰리면서 공급 차질이 빚어지자 애플은 삼성전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4일(현지시간) 애플 경영진이 삼성전자와 메인 프로세서 위탁생산을 논의했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오면서 삼성전자의 수주 가능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실제 아이폰 프로세서 계약이 성사될 경우 TSMC가 독식했던 물량을 일부 가져오는 만큼 삼성 파운드리의 추격 기조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 회장과 주기적으로 교류하는 앤디 제시 아마존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선밸리 리조트에 모습을 보였다. 엔비디아에 맞서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 중인 아마존과 오픈AI는 삼성전자로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받고 있다. 동시에 삼성 파운드리의 잠재적인 고객사이기도 하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글로벌 반도체 설계자산(IP) 회사 Arm의 르네 하스 CEO 모습도 확인돼 이 회장과의 재회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Arm의 설계자산을 바탕으로 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최적화하며 10년 넘게 동맹을 다져왔다. 하스 CEO는 지난해 2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 회장과 손 회장, 올트먼 CEO의 3자 회동에 동석하며 AI 전략을 집중 논의한 바 있다.

이밖에 삼성SDI와 차량용 배터리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미국 GM의 메리 바라 회장과 필립 쉰들러 구글 최고사업책임자(CBO), 디나 파월 맥코믹 메타 부회장 등 글로벌 기업 경영진들이 선밸리에 집결해 이 회장의 비즈니스 미팅이 활발히 전개될 전망이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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