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뉴욕 첫날’ 13% 뛰었다…나스닥도 소폭 상승

ADR 공모가 149달러…첫날 168달러대 마감

엔비디아·메타도 강세, 마이크론은 약세

AI 반도체 수요 기대에 투자심리 개선

미·이란 대화 가능성에 유가 하락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 첫날인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건물 외벽에 SK하이닉스 광고가 걸려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시장 첫 거래에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 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공급사로서의 성장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공모가 149달러를 웃도는 170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장중 한때 177달러까지 올랐다가 상승 폭을 일부 줄였지만, 168달러대에서 첫날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대비 상승률은 13% 안팎이다.

이날 거래는 임시 종목코드인 ‘SKHYV’로 이뤄졌다. 정식 티커는 ‘SKHY’이며, 오는 13일부터 정식 코드로 거래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ADR은 국내 증시에 상장된 보통주 일부를 기초로 미국 투자자가 현지 시장에서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증권이다.

이번 상장은 규모 면에서도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SK하이닉스는 ADR 1억7790만주를 주당 149달러에 공모해 265억달러를 조달했다. 미국 시장에서 이뤄진 외국 기업의 역대 최대 규모 신규 주식 매각이다.

SK하이닉스 주가를 끌어올린 배경에는 AI 메모리 수요가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에 HBM을 공급하며 AI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HBM과 고성능 D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IPO 시장 전반의 회복세도 맞물렸다. AP통신은 올해 2분기 미국 IPO 조달액이 1048억달러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큰 분기 규모였고, AI 관련 수요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상장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의 나스닥 데뷔도 이 같은 AI 투자 흐름 속에서 이뤄진 셈이다.

뉴욕증시 3대 지수도 이날 소폭 올랐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9.60포인트 오른 5만2637.01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1.75포인트 상승한 7575.39, 나스닥 종합지수는 74.72포인트 오른 2만6281.61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도 대체로 강했다. SK하이닉스의 핵심 고객사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수요 기대 속에 상승했고, 메타도 자체 AI 반도체 개발과 신규 AI 모델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며 강세를 보였다. 반면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 상장 이후 자금 분산 우려 등이 겹치며 약세를 보였다.

마이크론 주가 흐름은 SK하이닉스의 상장 효과가 미국 메모리 반도체 시장 안에서도 차별적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마켓워치는 경쟁사가 상장할 때 기존 종목 일부가 매도 압력을 받는 경우가 있다며, 마이크론 주가가 장중 한때 3.8%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줄였다고 전했다.

지정학적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추가 협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시장은 극단적 확전보다는 대화 재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국제유가도 소폭 하락했다. 브렌트유 9월물은 배럴당 76.01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은 71.41달러에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이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기업가치 재평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투자자 접근성이 높아지면 국내 본주와 미국 ADR 간 가격 차이를 둘러싼 거래가 늘고, AI 메모리 대표 기업으로서의 평가도 더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상장 초기 급등 이후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미국 시장에서 형성된 ADR 프리미엄이 국내 본주 가격으로 얼마나 이어질지, 마이크론 등 경쟁사와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얼마나 줄어들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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