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 메이저 사상 첫 ‘60타’ 대기록..에비앙 챔피언십 3타 차 선두

11언더파를 친 3라운드 스코어카드를 들고 포즈를 취한 유해란. [사진=L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유해란(25)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910만 달러)에서 남녀 메이저 대회 사상 최초로 60타를 기록하며 3타 차 선두에 나섰다.

유해란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경기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9개를 쓸어 담으며 11언더파 60타를 기록했다. 중간 합계 19언더파 194타를 적어낸 유해란은 2위 이와이 아키에(일본)를 3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유해란이 이날 작성한 ‘60타’는 남녀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 역사상 가장 낮은 싱글 라운드 스코어다. 종전 최고 기록은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세 차례 나온 61타로, 김효주(2014년 1라운드), 이정은6(2021년 2라운드), 레오나 매과이어(2021년 최종 라운드)가 보유하고 있었다.

유해란은 또한 사흘 합계 19언더파를 기록해 54홀 메이저 최소타 신기록도 함께 작성했다. 유해란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시도한 12m 거리의 이글 퍼트가 홀 바로 앞에서 멈추며 ‘꿈의 59타’는 이루지 못했으나 전 세계 골프팬들의 기립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플레이를 펼쳤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 나선 유해란은 자신이 역사적인 대기록을 세웠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유해란은 “이곳이 파71 코스라는 걸 몰랐기 때문에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라며 “오늘 그린 위에서 제 스코어를 계산하지 않고 쳐서 18번 홀에서도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퍼트를 끝내고 캐디와 함께 스코어를 확인한 뒤 ‘맙소사, 오늘 11언더파를 쳤구나’ 하고 소름이 돋았다. 정말 놀라웠고, 캐디도 맞다고 응답했다. 지금 너무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유해란의 캐디인 마틴 보젝은 “우리는 그저 홀마다 집중하며 플레이를 이어갔을 뿐”이라며 “18번 홀 그린에서 유해란이 홀아웃을 한 뒤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내 시선을 끌었다. 처음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유해란이 ‘11언더파’라고 말해주었다. 그제야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전했다.

유해란은 6번 홀의 샷 이글 상황에 대해서는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 굴곡이 심해 파만 해도 만족하겠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쳤는데, 공이 컵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믿기지 않았다. 정말 놀라운 하루였다”고 돌아봤다. 유해란은 이 홀에서 141m를 남기고 친 두번째 샷이 홀로 빨려들어가 이글로 연결됐다.

불과 2주 전 시즌 세번째 메이저 타이틀인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유해란은 정신적인 압박감을 내려놓은 것이 오히려 상승세의 비결이라고 털어놓았다.

유해란은 “사실 예전에는 메이저 우승이 너무나 간절해서 스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주곤 했다. 하지만 막상 한 번 우승을 경험하고 나니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며 “부담감을 내려놓으면서 제 골프를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 오기 전 세웠던 소박한 목표는 그저 주말까지 살아남아 컷 통과를 하는 것이었는데 지금 이런 자리에 있다는 게 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유해란은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은 61.5%에 그쳤으나 단 두홀에서만 그린을 놓치며 88.9%의 높은 그린 적중률을 보였다. 또한 18홀을 치르면서 24개에 불과했던 완벽한 퍼트감이 대기록의 발판이 됐다.

2번 홀(파3)에서 첫 버디를 낚으며 예열을 마친 유해란은 5번 홀(파3)에서 티샷을 홀 바로 옆에 붙이며 타수를 줄였다. 백미는 6번 홀(파4)이었다. 약 141m를 남겨두고 잡은 7번 아이언으로 친 두번째 샷이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샷 이글’을 기록해 단숨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기세를 잡은 유해란은 7번과 9번 홀(파5)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추가하며 전반에만 6타를 줄였다. 유해란은 후반에도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11~13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낚아채며 경쟁자들을 따돌렸고 파5 홀인 15번 홀과 18번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11언더파라는 경이로운 스코어카드를 완성했다.

이제 유해란은 최종 라운드에서 메이저 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에 도전한다. 유해란은 “메이저 대회를 연속으로 우승한다는 것은 정말 상상만 해도 꿈같은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직 가장 중요한 하루가 남아있다. 2위에 있는 이와이 선수를 비롯해 쫓아오는 선수들 모두 훌륭하고 강한 경쟁자들이다. 대기록을 신경 쓰기보다 마지막 날에도 차분하게 제 플레이에만 집중하겠다”며 담담하게 각오를 다졌다.

첫날 선두에 나섰던 아키에는 이날 버디 8개에 보기 2개로 6타를 줄여 중간 합계 16언더파로 단독 2위에 올랐다.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사이고 마오(일본)가 중간 합계 12언더파로 공동 3위다.

전날 선두에 올랐던 로티 워드(잉글랜드)는 1타를 잃어 중간 합계 10언더파로 지노 티티쿤(태국), 야마시타 미유(일본)와 함께 공동 6위에 자리했다. 임진희는 4언더파 67타를 기록해 중간 합계 9언더파로 단독 9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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