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이해하지만 아이 볼모로 휴원?” 워킹맘들 또 한숨

영유아정책 갈등 갈수록 심화
거리집회등 집단행동 일쑤
일부선 정부정책 비판 목소리도

영유아 정책을 놓고 정부와 사립 유치원ㆍ어린이집이 갈등을 빚으면서 애꿎은 원아과 학부모만 피해를 보고 있다. 영유아 문제로 인한 휴원과 거리 집회 등 집단행동도 올해 부쩍 늘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아이를 볼모로 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집단 휴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선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로 나오고 있다.

아파트 가정 어린이집에 돌배기 자녀를 맡기는 회사원 서지혜(35ㆍ서울 공덕동) 씨는 “어린이집의 입장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린 아이를 볼모로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려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며 “어린 자녀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서 일해야 하는 맞벌이 부부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줘야 한다”고 했다.

부천지역의 한 학부모는 “아이들을 볼모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집단행동을 해야 하느냐”며 “연차를 써서라도 아이를 보내진 않겠지만, 집단행동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어린이집이 지난 23, 24일 이틀간 집단 휴원을 하기로 했다가 당일 자율 등원 등으로 돌아서면서 보육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집단 휴원을 우려해 회사에 연차를 쓰거나 친인척에게 아이를 부탁하는 불편을 겪었다. 30일 사립 유치원 휴원을 놓고 또다시 학부모들은 이같은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 정책을 비난 하는 학부모들도 많다. 맞벌이 회사원 김자영(32ㆍ서울 청파동) 씨는 ”시설과 지원이 잘되는 국ㆍ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대기표를 받고 기다려도 들어가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저출산으로 아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운영난을 겪고 있는 것을 외면하는 정부 정책이 아쉽다”고 했다.

다른 학부모는 “민간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대한 지원이 모자르면 그로 인한 피해가 다른 아이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며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실질적인 정책을 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한 포털사이트 키즈맘 카페의 한 학부모(아이디 flf***)는 “아이만 낳으면 국가가 잘 키워주겠다고 약속한 것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어느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정부 정책이 문제”라며 “표를 얻기 위한 대책없는 공약을 과감히 버리고 정부가 학부모와 유치원, 어린이집 관계자들과 충분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현실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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