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 ‘생활의 달인’ 초심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 ‘생활의 달인’은 오랜 기간 SBS의 좋은 콘텐츠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초심에서 많이 멀어졌다.

SBS ‘생활의 달인‘은 제목 그대로 생활속에서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 그것때문에 쌓여서 체득된 경지를 달인으로 바라보고 상찬하는 것이다.

삶의 현장에서 수십년간 한 분야에 종사하며 부단한 열정과 노력으로 달인의 경지에 이르게 된 사람들은 그 자체가 스토리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득도의 경지에 오른 그 기술을 보고 있으면 탄성이 절로 나오며 열심히 살아왔다는 ‘증거’를 보는 것 같아 좋은 감동을 준다. 긍정적인 전염 가능성도 보이는 콘텐츠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이템이 고갈되면서 초기와는 다른 콘텐츠가 돼가고 있다. 상업적으로 변질돼 ‘달인 같지도 않은 달인들’을 홍보해주는 장으로 변질됐다.

‘생활의 달인’은 아이템의 70~80% 정도가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예컨대 한식의 달인, 프랑스 가정식의 달인, 부산 팥빙수의 달인, 꽈배기의 달인, 소금 크림빵의 달인, 양념 통닭 · 당면 찜닭의 달인, 가락국수의 달인, 중국식 꽈배기, 꽃빵, 전병의 달인, 카레의 달인, 무장아찌 김밥의 달인, 평양냉면의 달인, 충무김밥의 달인, 빵의 달인, 고기비빔국수의 달인, 밀냉면의 달인, 비빔면의 달인, 만두의 달인, 부산 팥빙수의 달인, 고기 막국수의 달인, 미트볼 밥 · 미트볼 스파게티의 달인, 메밀 막국수의 달인, 왕 카스텔라의 달인, 남방식 치킨가스의 달인, 대한민국 1% 떡볶이의 달인, 냉 라면의 달인, 이런 식이다.

굳이 달인이라고 할 것까지도 없다. 한식 식당 주인이나 평양냉면 식당 주인, 충무김밥 집 주인 정도면 된다. 프랑스 가정식의 달인이라고 해서 특이한 사람을 소개하는 줄 알았더니 논현동의 한 식당이 등장한다. 이 식당을 방문한 손님들은 “아무 생각없이 들어왔다가 감동받아서 나갈 수 있는 집”이라고 말했다.

‘생활의 달인‘에 소개되고 있는 먹거리와 관련된 사람들은 사람만 소개되는 게 아니라 대부분 그것을 만들어내는 식당과 함께 나오고 있다. 이런 식으로 홍보하면 신뢰성이 떨어지게 된다. ‘생활의 달인’은 초심을 되찾아야 한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폐지의 수순을 밟아야 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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