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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하던 라스베가스 한인회관 소유권 문제가 다시 쟁점화하고 있다.
라스베가스 한인회 13·14대 회장을 역임한 조상호씨와 황인재 노인회장은 지난 2일 커머셜센터내 진미식당에서 이 지역의 주간헤럴드, 한미일요뉴스, 라스베가스 타임즈 등 3개 언론사 기자들을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조 전회장과 황 회장은 1992년에 마련된 한인회관의 소유권이 특정 개인에게 넘어가 있는 현실을 방치해둘 수 없다며 커뮤니티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라스베가스 한인회가 2개로 쪼개져 한국 외교부에 의해 ‘사고단체’로 지정된 것도 한인회관 소유권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데서 비롯됐다”라고 주장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라스베가스 한인회관은 지난 1992년 한국의 자매도시인 안산시의 지원으로 마련됐다. 라스베가스 한인문화센터 건립의 필요성에 공감한 안산시측에서 2만5400달러를 지원, 당시 이해언 한인회장이 2013 Santa Rita Dr. Las Vegas(NV 89104)에 위치한 주택을 매입해 한인회관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인회관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로 인해 인근 주민의 항의가 잇따르자 1997년 7월 조상호 당시 한인회장은 머지 않은 2001 Santa Rita Dr. Las Vegas(NV 89104)에 소재한 주택을 사들여 회관을 옮겼다. 새 회관의 매입가격은 당시 8만달러였고 은행 융자는 6만4천달러였다. 단체 명의로 융자가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조 회장 부부 명의로 융자를 받고,등기를 마쳤다. 소유권이 조 회장 부부 명의로 된 배경이다.
회관 소유권 문제의 발단은 2011년 한인회장에 최임한 이경수씨가 김덕찬씨를 이사장으로 추대한 데서 비롯된다. 김 이사장은 한인회가 매달 납부하는 회관 융자금 상환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융자 잔금 4만6달러 99센트를 완납(페이오프)하고 소유권을 조상호씨 부부로부터 넘겨받았다. 이때 김덕찬 이사장은 ‘한인회관 건물 명의 이전에 따른 부속 합의서’를 작성, 조상호 회장, 이경수 회장과 함께 공동 서명하고 공증까지 마쳤다.
부속합의서의 핵심내용은 “…현 한인회장 이경수씨가 재임하는 동안 사용하도록 하고, 이경수씨의 임기가 끝나면, 차기 한인회장이나 그 사람이 지명하는 사람이 구입 가격($45,035.22)과 한인회관 명의 변경시 들어가는 비용을 김덕찬씨에게 지불하도록 하고, 김덕찬씨는 차기 회장이나 그 대리인에게 한인회관 명의를 이전해 주기로 약속한다…”라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이경수 회장의 제18·19대 한인회(2011~2014년)는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한인회관 건물과 관련해 별문제 없이 지냈다. 그러나 이경수 회장 임기가 끝나면서 한인회관이 문제가 됐다. 20대 한인회장에 이창원씨가 당선됐는데도 전임 이경수 회장이 한인회관 인수인계를 해주지 않았다. 회기가 바뀌었는데도 한동안 회관 소유권은 김덕찬씨 명의로 돼있는 이유다. 이창원 회장의 20대 한인회가 회관도 없이 중국계 커뮤니티 회관을 빌려 쓰고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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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을 보다못한 커뮤니티에서는 이준구 전 체육회장을 필두로 한인회관 재매입 기금조성에 나서 지난해 말 이해언 전임회장이 2만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정한 것을 비롯,조길호, 김일련, 유강석, 이준구씨 등이 각 5천달러씩 내놓기로 해 총 4만달러를 확보했다. 그러나 김덕찬씨는 지난해 12월 16일 한인회 임원으로 활동하는 N씨와 R씨 두 사람에게 7만7천831달러에 매각, 한인회관 건물 명의가 그들 두명에게 이전됐다. 결국 김덕찬씨는 2011년 1월 한인회관 건물을 경비 포함 4만 5천293.59달러에 매입해서 4년반만인 2015년 12월 7만7천831달러에 팔아 3만2천537.41달러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조상호 전 회장은 “한인회관 구입 후 역대 회장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건물 융자상환금은 부담했고 상환금이 조금씩 줄어가고 동포들의 자산이 조금씩 늘어났다”라며 “이경수 전 회장이 융자 페이먼트를 4년간 잘 했다면 또 그 만큼 상환금이 줄고 동포 자산이 늘어났을텐데 그러지 못해 소유권이 제3자에게 넘어가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인회관은 지역 한인들의 공동 자산이다. 동포들의 노력과 땀과 정성이 있었기에 마련된 공간이다. 한인회관은 한인의 것이다.
지금 한인회관이 표류하는 근본 원인은 이경수 전 회장과 김덕찬 전 이사장이 한인회관을 임의로 결정하고 처리한 것에서 비롯됐다. 동기 자체는 순수하게 볼 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대단히 큰 혼란을 가져왔다.
‘결자해지’(結者解之)-.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이다. 관련된 당사자들이 앞장 서 해결해 라스베가스 한인회가 통합된 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 한인사회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안관기 /라스베가스 지사장
*본 기사는 주간헤럴드와 한미일요뉴스,라스베가스 타임즈가 공동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