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경, ”‘특별시민’ 통해 초심과 용기를 깨달았다”

[헤럴드경제=서병기선임기자]영화 ‘특별시민‘은 136만명여의 관객수를 기록했다. 조금 더 많은 관객이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느껴진다. 여기서 남자주인공 최민식과 여주인공 심은경은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특히 심은경(23)은 아직 젊은 나이인데도 미세한 감정연기를 잘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은경은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한 변종구(최민식) 캠프의 광고 전문가로 뛰어들어 신선한 아이디어로 승승장구하지만, 자신의 꿈과 달리 권력을 향한 끝없는 욕망 앞에 다른 선택을 했다.

“정치에 대해 막연하게 아는 상태에서 이 영화를 제안받었어요. 영화를 하며 그 속에서 정치 흐름을 파악하는 일이 흥미로웠어요. 영화를 촬영하면서 선거가 우리 삶에 끼친 영향에 대해 생각하면서 선거를 관심있게 보게됐고, 선택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내 한표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심은경은 “‘인간의 밑바닥에는 욕망(권력욕)이 꿈틀거린다’는 게 제가 맡은 박경이 정치판에 들어오면서 제일 먼저 느낀 것일 겁니다. 나도 연기하면서, 욕망과 내 자신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중요하죠”라면서 ‘‘특별시민‘은 이를 잘못 풀어낸 단적인 예을 보여준 겁니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변하지 말아야 겠다. 나 자신을 내려놓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얼마나 큰 용기인지 알게됐어요. 좀 더 나은 인간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심은경은 이번 영화를 통해 큰 소득을 얻은 듯했다. 초심과 용기에 대해 자신의 기준을 세울 수 있는 기회였다.

”4개월 내내 치열하게 촬영했어요. 박경은 어떤 친구일까?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죠. 저도 어릴 때 연기가 좋아 이 곳으로 뛰어들어 남의 시선을 느끼면서 연기를 잘해야 했어요. 그 완벽성때문에 나를 틀안에 가뒀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는 부러지더라도 다시 해보자고 했어요. 이게 연기를 즐기는 자세, 초심이구나 하는 걸 깨달았어요. 나는 선배님보다 힘이 넘칠텐데, 나는 왜 그렇게 안했을까 하는 생각으로 분발했어요. 기가 죽기도 했지만 즐기려고 했어요.“

심은경은 최민식 같은 대선배들이 끊임없이 시나리오에 대해 의심하고, 고쳐가는 좋은 모습들을 봤다고 했다. 최민식은 매일 영화사에 출근해 시나리오 관련 회의를 하고 토론에 참가하며 자신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개진했다.

”최민식 선배님의 그런 집중력은 어디서 나올까요? 범접할 수 없을 것 같았고, 제가 평생 연기해도 도달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자세로 작품을 준비해야겠다고 반성을 했어요. 시나리오를 받고 최민식 선배님과 같이 연기한다는 사실에 뛸듯이 기뻤지만, 불안하기도 했어요. 제 연륜에서 뿜어져 나온 캐릭터가 될까 하는…”

이어 심은경은 “박경은 사회초년생이자 정치미생이면서 우리(타자, 관객)의 모습이 있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에 변종구에게 ‘당신도 심판하겠습니다’라며 자기 신념을 밀고 나가는 선택을 하잖아요. 박경 같은 용기 있는 한 걸음이 좋은 미래를 만들어낼 주춧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심은경은 일본에서도 활동이 기대되고 있다. 일본 매니지먼트사 유마니테와 계약이 체결돼 있다.“일본에서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할 건지 이야기를 했어요. 좋은 기회가 주어진 셈이에요. 일본에서 좋은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발음이 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어요.”

심은경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아무도 모른다’를 중 1때 접했다. 영화에 처해있는 아이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고 했다. ‘아무도 모른다’는 크리스마스 전에는 돌아오겠다는 메모와 약간의 돈을 남긴 채 엄마는 어디론가 떠나버린 가운데 네 명의 아이들이 엄마를 기다리며 감당하기 벅찬 시간들을 서로에게 의지하며 함께 보내는 영화다.

“마음이 먹먹했어요. 잔잔함과 고요함 속에서 인간 군상들이 요동을 치죠. 히로카즈 감독이 이를 날카롭게 발견해 메시지로 전달하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강원도 강릉에서 10살까지 지내다 서울 강남에서 살아온 심은경은 15세때부터 서태지에 빠졌다.“서태지 대장을 보면서 시간이 지나도 사랑을 받고 있음을 느꼈어요”라고 말한 심은경은 몸의 균형을 잡고,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발레를 일주일에 두번씩 하고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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