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스 공유업체 위워크를 만들어 주목받다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불명예 퇴출’ 당한 애덤 뉴먼(42·사진) 전 최고경영자(CEO)가 아파트 임대업을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렌드를 읽은 변신이지만 대중의 시선은 우호적이지 않다.
법원 자료 등에 따르면 뉴먼 전 CEO와 관련된 법인은 미국 내 여러 도시에서 4000채가 넘는 아파트의 지분 과반을 인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억달러(약 1조1965억원) 이상의 가치라는 평가다. 투자의 상당수는 지난해 이뤄졌다.
소식통은 뉴먼 전 CEO가 주변에 임대 주택 산업을 뒤흔들 인지도 높은 아파트 브랜드를 가진 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얘기해왔다고 전했다.
이 목표를 어떤 방법으로 달성할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제까지 투자는 전통적인 아파트 건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뉴먼 전 CEO의 아파트 임대업 진출은 ‘돈 냄새’를 맡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저렴한 집값, 낮은 세금이 강점이던 ‘선벨트(미국 남부 15개주에 걸쳐 있는 일조량 많은 지역)’에 대한 투자자의 선호도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높아져 임대료가 치솟았는데, 뉴먼 전 CEO의 아파트 매집은 주로 이 지역에 집중돼 있다.
면면을 보면, 애틀랜타엔 200가구 규모의 아파트 건물 2채,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엔 골프 퍼팅을 할 수 있는 공간 등을 갖춘 639가구의 아파트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최근엔 마이애미 중심가에 있는 2억달러 가치의 아파트 건물(444가구) 지분의 대다수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뉴먼 전 CEO가 ‘아파트 거물’이 된 건 위워크로 부자가 돼서다. 2010년 위워크를 창업한 그는 한 때 회사 가치가 470억달러에 이르러 스타 CEO가 됐다. 사업모델이 부동산에 뿌리를 둔 건데도 기술기업이라고 홍보해 100억달러 이상 조달했다. 그러나 위워크가 막대한 손실을 낼 거란 우려가 커지고 기업공개가 무산된 이후 뉴먼 전 CEO는 2019년말 회사를 떠났다. 현재 증시에서 거래되는 위워크의 시가총액은 70억달러라고 WSJ는 설명했다. 불명예 퇴출이었지만 그의 주머니는 두둑해졌다. 위워크의 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뉴먼 전 CEO가 경영권을 포기하게 하려고 컨설팅비 등으로 약 2억달러를 주고, 그가 소유한 지분을 5억7800만달러에 샀다.
소식통은 뉴먼 전 CEO가 아파트 건물 지분을 매입하는 데 자신의 자금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뉴먼 전 CEO의 변신 소식에 ‘투자자에 사기치고 돈을 갖고 회사를 나가더니 또 운을 시험하는 건가. 어이가 없다’는 등의 반응이 WSJ 홈페이지 댓글창에 달렸다.
홍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