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2024년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사실상 예정된 만큼 가치주와 비교했을 때 현저하게 저평가 상태에 놓인 성장주의 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 한 해입니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9일 서면으로 진행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올해 국내 증시에선 실적이 뒷받침되는 성장주에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지난해는 (테마주 급등락이 많았던) ‘내러티브(서사) 장세’였다면 올해는 그 어떤 요소보다 ‘숫자(Number)’가 증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2024~2025년 이익기여도와 이익모멘텀이 동시에 강할 것으로 보이는 반도체·조선·IT(인터넷) 섹터를 눈 여겨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수요 확대가 업황·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섹터의 주가에 강한 상승추세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IT(인터넷) 섹터 역시도 AI 투자붐의 직접적 수혜를 받는 대표적 분야라 봤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대신증권] |
흑자 전환에 성공한 조선 섹터의 경우 내년까지 공급자 우위 시장이 전개되며 선가 상승이란 호재가 작용하는 가운데, 수주가 확대하며 추가적인 주가 상승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 김 센터장은 짚었다.
김 센터장은 올 한 해 증시 향방을 가를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으로 꼽았다. 미 연준이 미리 공개한 점도표와 같이 6·9·12월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명확한 금리인하 시그널을 줄 것이기 때문에 2분기 초중반 추세반전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다만 김 센터장은 “예상과 달리 6월 FOMC까지 금리를 동결하고 9·12월 두 차례만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상반기 증시는 금리 인하 기대가 실망감으로 전환되고, 이 과정에서 미국 경기부진이 가세하면서 코스피 시장의 변동성 확대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로 2350~2850포인트를 제시했다. ‘상저하고’(上低下高, 상반기 약세 후 하반기 강세), ‘전약후강’(前弱後强, 1분기 조정→2분기 턴어라운드→하반기 상승)으로 올해 코스피 지수의 흐름을 표현하기도 했다. 상반기를 분기점으로 ‘삼천피(코스피 3000포인트)’ 회복 가능성 등 향후 상향조정도 고려 중이라는 것이 김 센터장의 의견이다. 그는 “하반기에는 미국과 유럽, 중국의 경기 회복에 더해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 등으로 경기·통화정책 모멘텀이 동시에 강화되는 데다, 한국의 반도체 사이클까지 가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김 센터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찻잔 속 태풍’이라며 “변화와 상황 전개를 지속적으로 추적해야겠지만, 구조적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