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 [123RF]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직업이 '건물주'인 남자친구(남친)와의 결혼이 망설여진다는 20대 여성의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직업이 '건물주'인 남친과의 결혼이 망설여집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20대 후반 여성이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남친은 저보다 두살 더 많고, 사귄 지 약 2년 정도 됐다"며 "그런데 남친은 처음 사귈 때도 취준생이었고, 저는 졸업 후 바로 좋은 조건에 취업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남친이 취준생인 것은 불만이 없었고, 취미와 성격도 잘 맞았다고 했다. 그런데 남친이 먼저 결혼 이야기를 꺼내면서 그가 취준생이 아닌 건물주를 직업으로 삼으려는 것을 알고 고민이 시작됐다.
A씨는 "지난 달에 남친의 어머니를 처음 뵀고, 참 교양있어 보이는 분이었다”며 “그런데 남친 이름으로 건물이 있고 거기서 나오는 돈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사실, 그 얘기를 알고 좋은 게 아니고 결혼이 좀 망설여진다”고 토로했다.
남친은 취준생이 아니라 취준생 코스프레 하는 것이며, 절실하지 않으니 당연히 몇 년째 이러고 있는 것이라고 푸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희 부모님을 봐도 오빠 부부도 그렇고 사람 사는 일이 항상 계획대로 흘러가는 것도 아니고 살다 보면 크고 작은 시련이 생기는데, 자기 힘으로 돈 한번 벌어 본 적이 없는 사람과 같이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남친 이름으로 된 건물은 본인이 번 돈도 아니고 부모님이 그냥 증여해주신 거지 않나"며 "저희 부모님도 열심히 하셔서 건물이 있고 거기서 월세가 나오지만 퇴임하실 때까지 일하셨고, 지금도 알바도 계속하고 계신다"고 했다.
A씨는 "그제 남친한테 '취업 준비 하느라 힘들지?'라고 하니까 에둘러서 얘길 하는데 취업할 생각은 없이 건물주를 직업으로 하려고 하는 거 같다"며 "남친은 무능력한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제가 길게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저는 생활력이란 게 중요한 것 같다"며 "생활력이란 게 돈을 버는 금액도 물론 중요하지만 식당에서 서빙을 하든 공장에서 일을 하든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A씨는 "저는 좀 가난하더라도 생활력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며 "건물주가 직업인 남친과 결혼생활이 가능할지,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하다"고 네티즌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찬반 양론을 폈다.
일부 네티즌들은 "글쓴이의 생각이 건강하다고 느껴진다", "글쓴이가 엄청 현명하다. 양가 넉넉하니 배우자의 성실함이나 책임감을 보겠다는 건데, 당장 취업도 못하니 가장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는 것"이라며 공감했다.
반면 "복에 겨워서 하는 소리 아니냐", "아무리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해도, 돈에서 해방되기 쉽지 않으니 돈의 비중도 높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