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전력시설 ‘집속탄’ 폭격…100만명 정전 피해

“러, 미사일·드론 등 188개 날려보내”
젤렌스키 “비열한 공격”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2월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에서 유럽의회(MEP) 의원들에게 연설하는 모습. [EPA]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곳곳의 전력 기반 시설을 집속탄으로 폭격,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고 28일(현지시간)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여러 지역에서 집속탄을 사용한 공격이 확인됐다”며 “민간 기반 시설을 목표로 삼은 러시아의 테러 전술이며 매우 비열한 긴장 고조 행위”라고 비판했다.

집속탄은 투하한 어미 폭탄이 새끼 폭탄 수백개를 지상에 흩뿌리는 방식으로 벌어지는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인 공습 형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서부 리브네와 루츠크 등지가 러시아군의 집속탄 공습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이로 인해 국토 전역에서 100만명 이상의 주민이 정전 피해를 봤다고 발표했다.

국영기업인 우크레에네르고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력 회사들은 긴급 단전으로 전력 수급 문제에 대처하고 있다.

에너지 시설이 파괴된 서부 뿐 아니라 북동부 하르키우와 수미 지역에서도 미사일이 민간 사업 시설과 인프라, 주거 단지 등을 덮쳤다고 지역 행정당국은 전했다.

수도 키이우에서도 드론 잔해가 한 사업장에 떨어져 경미한 시설 피해가 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188개의 발사체를 날려 보냈고, 이 가운데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미사일 79개와 드론 35개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격추되지 않은 발사체 가운데 드론 62대는 레이더 추적에서 벗어났거나 전자전 장비로 무력화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에너지 시설에서 동시다발적인 피해가 발생하자 원자력발전소로 연결되는 전력망 일부를 차단했다. 이는 원전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처라고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설명했다. 이 조처가 시행되는 동안 원전이 공급해주던 전력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전력 공급 차질은 더 커졌지만, 전력난을 안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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