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아노 에르마노”…월드컵이 만든 한·멕시코 축구 우정

2018년 독일전 기적 이후 8년째 이어지는 특별한 인연

한-멕시코 우정
지난 6월 11일 한국-체코의 월드컵 예선 첫 경기가 끝난 뒤 멕시코 현지 관중들이 한국팬을 헹가래치며 함께 즐거워하고 있다.[로이터=연합]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멕시코의 맞대결이 성사된 가운데 양국 팬들 사이의 특별한 우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멕시코 현지에서는 한국 팬들을 향해 “코레아노 에르마노(Coreano Hermano·한국인 형제)”라고 부르며 환영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NPR에 따르면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도착한 한국 대표팀은 수백 명의 멕시코 팬들의 환영을 받았다. 소셜미디어에는 한국 관광객과 멕시코 팬들이 함께 응원가를 부르고 축제를 즐기는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으며, “코레아노, 에르마노, 야 에레스 멕시카노(한국인 형제여, 이제 당신도 멕시코인이다)”라는 구호가 유행하고 있다.

이 같은 우정의 시작은 2018 러시아 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멕시코는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한국이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꺾는 대이변을 일으키면서 멕시코가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고, 멕시코 팬들은 한국을 ‘은인’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당시 멕시코시티에서는 수천 명의 팬들이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으로 몰려가 감사 인사를 전했고, 한병진 당시 총영사가 팬들에게 어깨에 들려 환호를 받는 장면이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이후 양국 팬들의 우정은 축구를 넘어 문화적 교류로 확대됐다. K팝과 한국 음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멕시코 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고, 한국 기업들의 투자 확대와 함께 양국 경제 관계도 더욱 긴밀해졌다. 한국은 현재 멕시코의 주요 교역국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멕시코 북부 누에보레온주의 페스케리아(Pesqueria)는 기아자동차 공장이 들어선 이후 한국 동포가 크게 늘면서 현지에서 ‘페스코레아(Pescorea)’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멕시코시티에는 대규모 한인타운도 형성돼 있다.올해 월드컵에서도 양국 팬들의 우정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과 멕시코가 나란히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멕시코 팬들이 한국 팬들과 함께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다만 경기장 안에서는 승부를 양보할 수 없다. 양국 모두 조별리그 첫 경기 승리로 승점 3점을 확보한 상태여서 이번 맞대결 결과가 조 선두 경쟁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럼에도 팬들은 “경기 후에는 다시 형제”라며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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