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시멘트 확대·연료전환 연구
시제품 생산·표준화 기반 마련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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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산업 탄소중립핵심기술개발사업 연구 성과 점검회의 모습.[시멘트협회 제공] |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국내 시멘트업계가 전세계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온실가스 감축 대응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를 회원사로 둔 한국시멘트협회(회장 이현준)는 지난 18일, 국가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혼합시멘트 비중 확대, 화석연료 대체의 투트랙 전략으로 추진 중인 ‘시멘트산업 탄소중립 핵심기술’의 2년차 연구개발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감축이 산업의 명운을 가를 변수로 떠오르며 국내 시멘트업계도 폐열회수 발전설비 도입, 폐합성수지의 대체연료 사용을 위한 투자를 강화해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해 오고 있다. 관련 연구 개발 및 기술 혁신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 역시 이에 발맞춰 지난해 ‘시멘트산업 탄소중립산업핵심기술’ 개발 사업에 역대 최대인 2826억원을 투자하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시멘트업계에서 공을 들이는 탄소중립 연구개발 분야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일반 시멘트의 주요 성분 중 약 80% 이상을 차지하는 클링커의 비율을 감축하기 위한 혼합시멘트의 확대다. 시멘트 제조공정상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약 90% 이상은 석회석을 고온소성해 제조하는 ‘클링커’에서 발생한다. 시멘트가 만들어지기 이전 단계의 반제품인 클링커는 콘크리트에 강도와 내구성에 관여하는 중요 성분이다. 탄소배출량이 적은 산업부산물 또는 천연물질로 대체하면 효과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
시멘트업계는 2025년까지 고성능 클링커를 개발하고, 2030년까지 기존에 사용되던 슬래그미분말 및 플라이애시와 함께 석회석 미분말이나, 소성점토 등 새로운 혼합재를 이용해 다양한 조합의 혼합시멘트를 개발하는 연구, 실증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순환자원을 활용하는 연료 전환 연구도 활발하다. 화석연료인 유연탄으로 석회석을 고온소성해 시멘트를 만드는 공정상 온실가스 배출이 불가피한데 유연탄의 약 65% 이상을 폐합성수지, 폐고무 등 가연성 순환자원으로 전환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에 필수적인 온실가스 감축 효과 뿐만 아니라 종전 매립처리 되어 발생하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원료대체 과제를 총괄하는 쌍용C&E 관계자는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시제품 생산 및 사용자 측면에서의 품질평가 등을 통해 KS 표준화 및 상용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료전환 과제를 총괄하는 아세아시멘트 관계자는 “연구개발이 완료되면 국내 보다 연료대체율 수준이 높은 EU의 수준과 유사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김의철 탄소중립협력단 단장은 “시멘트 업계의 탄소중립에 대한 의지가 아주 강한만큼 올해 성공적인 연구개발 성과는 저탄소 산업으로 전환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다만 EU와 같이 혼합시멘트의 확대 등을 위해서는 법·제도적 기반이 갖춰져야 하는 만큼 협력단도 정부, 학계 및 전문기관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내 산업표준인 KS의 제·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