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 “왜곡보도 MBC, 답하지 않겠다”…발언 논란

이장우 대전시장. [연합]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이장우 대전시장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특정 언론사의 질의를 일방적으로 거부하면서 ‘언론 입틀막(입을 틀어막는다)’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시장은 6일 오후 시청 2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시정브리핑을 마친 뒤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발언권을 얻은 대전MBC 기자가 “정국 관련해서 여쭤볼게 있다”고 말하자 “MBC는 답하지 않겠다. 왜곡할 텐데”라고 질문을 끊었다.

기자가 “그대로 답변해주시면 될 거 같은데, 질문을 해도 될까요?”라고 재차 질문을 이어가자 이 시장은 “MBC에는 답을 안하겠다. 아 됐다. 답하면 왜곡할건데, 답하면 뭐합니까, 안하는 게 낫지”라고 거부했다.

40여초간 이 시장이 기자의 질문을 지속 뭉개자 기자는 질문을 멈췄다. 이 시장은 고개를 돌렸고, 대전시 대변인은 다음 발언권자 신청을 받았다.

이 시장의 대전MBC 질의 거부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시 이 시장이 집에 있었다’고 행적을 비판 보도한 데 따른 불편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시민단체도 지난 12월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후 이 시장이 주재해야 할 긴급회의를 부시장에게 맡기고, 11시간 동안 종적을 감췄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시민 안전은 안중에도 없고 탄핵 반대 입장을 밝힌 이 시장은 비상계엄 당시 종적을 시민들에게 소상히 밝히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 시장의 ‘언론 입틀막’에 대해 지역시민단체는 ‘언론탄압이자 시민 알권리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6 입장문을 내어 “내란범죄자인 윤석열의 기자회견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언론사 질의 거부와 닮아있다”며 “비판적인 의견에는 귀를 닫고, 소통하지 않는 권위주의적이고 구시대적인 행태이며, 조직적으로 언론을 선택한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정 언론사 질문 거부행위를 즉각 사과하고 언론 자유와 시민 알 권리 보장을 위한 책임있는 조치, 시장직에 걸맞은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도 논평에서 “이장우 시장은 언론이 가진 비판과 감시의 역할을 부정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에 대해 ‘왜곡’, ‘악의적’이라는 낙인찍기를 통해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면서 “시장의 권력을 이용해 언론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행태는 명백한 언론탄압으로 권력 남용이자 ‘시민의 알 권리’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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