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몸 푸는 與 잠룡들

홍준표 “차기 대선후보 자격 방미”
오세훈 “여러 가능성 가진 공공재”
유승민 “도전의 꿈 늘 갖고 있다”



여권에서 조기 대선 출마를 암시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속도를 내면서 조기 대선 가능성이 가시화되자 잠룡들이 기회를 엿보는 양상이다.

우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사실상 조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유 전 의원은 23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경우 조기 대선이 이뤄지면 출마하나’라는 질문에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사사로운 권력이 아니라 진짜 국가 미래를 위해 국가 경영을 하는 자리인데 꼭 도전해 보고 싶다는 꿈은 늘 갖고 있다”며 “그래서 그건(출마) 저한테는 어떻게 보면 상수”라고 답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의 모든 후보 중 중도 확장성, 중도층·수도권·청년층에 대한 소구력, 호소력은 제가 제일 강하다”며 “(보수 재건의 길, 개혁 보수의 길로 가야 한다고) 우리 당원들이나 지지층한테도 호소하는 정면 승부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전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직은 명확히 답변드리기는 이른 시점이라는 것을 양해 바란다”면서도 가능성을 열어 놨다.

오 시장은 “지금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에 이은 탄핵심판이 진행 중이고 결론이 나기까지는 조기 대선이 치러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전제로 가정해 대선 출마 여부를 말씀드리는 것은 일러도 너무 이른 행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4선 서울시장으로서 꾸준히 여러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쌓은 경험은 제 개인 것이 아닌 일종의 ‘공공재’다. 이런 공공재는 여러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차기 대선 후보 자격으로 미국 대통령 취임 준비위원회의 초청으로 8년 만에 워싱턴을 방문했다”고 적으며 대권 도전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홍 시장은 지난달 18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어차피 내가 다시 한번 대선에 나갈 거라는 것은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을 테니까”라며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확고한 ‘이재명 1강’ 구조인 야권과 달리 여권은 경선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여권 주자들의 표는 나뉘어져 있다.

시사저널이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8~19일 전국 남녀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 RDD 자동응답시스템(ARS) 여론조사 결과 중 ‘다자구도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 따르면 1위인 이재명 대표(33.2%)의 뒤를 이어 여권 주자들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19.1%) ▷홍준표 대구시장(9.4%)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8.2%) ▷오세훈 서울시장(6.1%)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2.4%) ▷유승민 전 의원(2.4%)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1.9%) 등을 각각 기록했다.

해당 조사의 응답률은 6.7%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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