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도 美 텍사스주 공장 설립 확정
파리바게트 미국 맨해튼 렉싱톤에비뉴점. [SPC 제공]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에 K-베이커리가 긴장하고 있다. 이상기후로 원재료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주력 시장’인 미국의 고율 관세 우려까지 덮쳤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올해 미국 현지 생산공장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뚜레쥬르는 올해 4분기 내 미국 조지아주 홀카운티 게인스빌 지역에 생산공장을 완공한다. 700억원을 투자한 공장은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 초 정식 가동된다.
파리바게뜨도 전날 미국 텍사스주 존슨카운티 벌리슨시에 있는 산업단지 ‘하이포인트 비즈니스 파크’에 1억6000만달러(약 2400억원)를 투자해 약 15만㎡ 규모의 제빵공장 설립을 확정했다. 오는 8월에 착공, 2027년 하반기 완공이 목표다.
대대적인 투자의 배경에는 미국의 높은 성장 가능성이 있다. 뚜레쥬르 미국 법인은 2023년 14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5% 줄어든 수치지만, 2018년 흑자 전환 이후 6년 연속 이익이 증가했다. 뚜레쥬르는 현재 150개 수준인 미국 내 매장 수를 2030년까지 1000개로 확장할 계획이다. 캐나다에도 진출해 사업을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파리바게뜨는 미국 사업에서 손실을 기록 중이지만, 외형 성장에 이은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 시장의 가맹점 비율이 90% 이상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198개의 미국 매장을 운영 중이다. 캐나다까지 포함하면 209개다. 해외 매장(645개)에서 32%의 비중을 차지한다. 파리크라상은 오는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 1000개 매장을 연다는 청사진이다.
파리바게뜨는 뚜레쥬르와 다르게 영국(3개), 프랑스(6개) 등 유럽 국가에서도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진출국은 14개국으로, 뚜레쥬르(9개국)보다 많다.
트럼프 정부에서 높은 관세를 예고했지만, 베이커리 업계는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실제 2019년 이들 기업은 동반성장위원회 중재로 대한제과협회와 제과점업 상생협약을 맺었고, 관련 규제를 받고 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는 전년 대비 5%(2024년 8월 이전 2%)내로만 점포수를 늘릴 수 있다. 동네 빵집 근처 400m(이전 500m)에는 매장을 열 수 없다.
미국 현지 공장이 완공되면 수익성이 기대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수요에 따른 대응부터 주변국까지 공급망을 늘릴 수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한 달 유예하기로 한 것처럼 상황을 끝까지 주시해야 한다”면서 “생산공장 외에도 해외 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