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돌아 강남? ‘신생 K-뷰티’ 중심지로 뜬다 [언박싱]

글로벌 관계자·인플루언서 협업 용이

우수인재 확보·제조사 소통 등도 영향

 

더파운더즈가 서울 삼성동에 추가 개소한 사옥 [더파운더즈 제공]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최근 급성장 중인 K-뷰티 브랜드가 서울 강남권으로 몰리고 있다. 단순히 ‘핫플’ 이미지를 노린 입지 선택이 아니다. 브랜드 전략과 산업 생태계 구조가 맞물린 결과다.

강남은 글로벌 바이어와 인플루언서가 드나드는 국내 핵심 허브다. K-뷰티 브랜드는 글로벌 사업이 핵심인 만큼 관련 업무를 위해 강남이 최적이라고 평가한다. ‘조선미녀’, ‘스킨1004’ 등을 전개 중인 구다이글로벌이 대표적이다. 내년 초 강남구 언주역 인근으로 사옥 이전을 검토 중이다.

업무 중심지로, 투자와 지원을 받기도 쉽다. 벤처캐피털(VC) 등 투자 기관이 강남 인근에 자리 잡고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은 오래전부터 터를 잡은 곳에서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사업을 이어간다”며 “특히 2000년대 설립된 회사들은 업무 중심지이자 창업·투자 지원을 받는 강남으로 자연스럽게 모였다”고 말했다.

자체생산 대신 ODM(제조사개발생산)사를 통해 제품을 선보이는 인디 브랜드 특성상 제조사와 협업을 고려했다는 분석도 있다. 스타트업 단계의 브랜드일수록 신제품 개발과 품질 관리를 위해 제조사와 협업 빈도가 높다.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ODM 업체들은 경기 평택, 부천 등에서 제조 공장을 가동 중이다. ODM 업계는 인디 브랜드의 제품 개발을 비롯해 수출 등을 전방위로 지원하고 있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자체 연구소나 생산시설이 있기 때문에 ODM사와 거래가 많지 않다”라며 “반면 인디 뷰티 브랜드들은 ODM 업체들과 소통이 잦은데 거점이 너무 멀어지면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에이피알 본사 [에이피알 제공]

임직원의 평균 연령이 어린 만큼 인재 확보 경쟁도 고려됐다. ‘아누아’로 성장 중인 더파운더즈는 지난해 8월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 타워로 사옥을 이전했다. 이어 이달 맞은편에 신규 사옥을 추가 개소했다. 더파운더즈 관계자는 “강남 테헤란로 일대는 우수 인재가 선호하는 업무 중심지로 자리 잡아 인력 확보에 이점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업계 트렌드 파악이나 서울 내 주요 지역 간 이동의 용이성도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대외적인 이미지와 마케팅 소통을 위해 전략적으로 사옥을 택한 곳도 있다. ‘메디큐브’로 글로벌 성장세가 가파른 에이피알은 현재 잠실역 인근의 롯데타워에 본사가 자리 잡고 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인플루언서들과의 협업이나 글로벌 관계자들과 협업이 많이 이뤄진다”며 “특히 해외에서 바로 인지하기 쉽도록 랜드마크이자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곳에 입주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업력이 오래된 기존 뷰티 대기업 3사는 한강 위쪽에 자리 잡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용산구에, LG생활건강은 종로구에, 애경산업은 마포구에 사옥이 있다. 이들은 오랜 역사를 가진 만큼 자사 헤리티지와 정체성을 강조한다. 대표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창업자 서성환 선대회장이 현재 본사 부지인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사업의 기틀을 세웠다. 60여년간 용산에서 자리를 지킨 만큼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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