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당했는데 “SNS 알려줘. 또 만나자”…속여서 ‘범인’ 잡은 20대女

지난 10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농쪽 지역에서 20세 미얀마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24세 태국 남성이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태국 매체 마티촌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미얀마의 한 20대 여성이 자신을 성폭행한 태국 남성에게 계속 연락하고 싶은 것처럼 속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받아내 범인을 검거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지난 11일 태국 매체 마티촌 등에 따르면, 미얀마 출신 여성 A씨(20)는 전날 오전 1시30분쯤 방콕 외곽 농쪽 지역에서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성폭행을 당했다.

당시 일면식도 없는 남성은 오토바이를 타고 A씨에게 접근해 총을 겨누며 “오토바이에 타지 않으면 죽여서 숲에 버리겠다”고 위협했다. 이어 A씨를 근처 리조트로 끌고 간 뒤 침대 옆 의자에 총을 올려두고 위협하면서 성폭행을 저질렀다.

하지만 끔찍한 상황에서도 A씨는 침착하게 기지를 발휘했다. 그는 남성을 안심시키기 위해 성관계가 좋았던 척하며 “또 만나고 싶으면 SNS 계정을 알려달라”고 말했다. 이에 남성은 순순히 따르는 A씨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SNS 계정을 넘겨준 뒤 A씨를 풀어줬다.

이에 A씨는 같은 날 오전 10시쯤 경찰에 신고하면서 남성의 SNS 계정을 넘겼다. 경찰은 즉시 SNS 계정을 추적해 남성의 신원을 확인, 자택에서 그를 체포했다.

경찰은 용의자에게 무기 위협에 의한 강간, 감금·납치, 불법 총기·탄약 소지 및 휴대, 마약 투약 등 혐의를 적용했다. 아울러 범행에 사용된 38구경 권총과 오토바이 1대, 휴대전화 1대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검거된 범인은 24세 ‘방맛’으로 확인된 남성으로, 마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그는 “막노동을 하다 슬롯게임으로 번 돈으로 마약을 샀고, 흥분한 상태에서 길가에 있던 피해자를 보고 충동적으로 범행했다”며 “성폭행 이후 피해자가 ‘SNS 계정을 알려달라’고 하길래 속았다”라고 진술하면서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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