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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젠틴의 싼타쿠르스(Santa Cruz) 주 국립 빙하공원 내에 있는 페리또 모래노(Perito Moreno) 빙하는 아직도 빙하가 계속 형성되고 있는 빙하 중 하나로 빙하의 총 면적이 250평방키로(97 평방 마일)나 되는 어마어마하게 큰 빙하이다.
숨겨져온 신비의 땅 파타고니아(Patagonia)의 거대한 두 산 사이로 흘러 내려오는 푸르스름한 빙하의 길이만도 장장 30km(19mi)이며 빙하의 깊이 또한 530m나 된다.
마치 거대한 평풍처럼 웅장하게 서있는빙하 빙벽(ice wall) 길이 만도 5km(3mi)이며 빙벽의 높이가 평균 60-70m로 물 속에 있는 170m정도의 빙벽 길이까지 합 한다면 200m도 더 되는 고층 빌딩을 연상 시키는 얼음 벽인 것이다.
이 빙하는 국립 빙하공원내에서 가장 잘 개발된 빙하로 여러 관광 코스가 있어 알젠틴 호수에서 배를 타고 바라 볼수도 있고 자동차로 산 높이까지 올라가서 걸어 다니며 강철로 만든 각기 다른 높이의 전망대에서 내려다 볼수있는등 코스가 다양하다.
페리또 모래노 빙하란 “숙련된 또는 노련한”이 라는 뜻의” 페리또(Perito)”와 프랜시스코 모래노(Francisco Moreno)라는 사람 이름을 합쳐 그리 부른다.
부에노 아이레스(Buenos Ares)에 사는 프랜시스코 모래노씨는 알젠틴과 칠레 사이에 있는 이 빙하의 국경문제에 많은 공헌을 하였고 이 빙하에서 20km떨어진 곳에 전초기지를 세워 그곳에서 연구를 하며 헌신한 개척자 이다.
약 130년전 자동차가 없었던 시대에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떠나 3000km나 되는 이곳까지 긴 여정을 말을 타고 와서 얼음 땅위에 살면서 빙하에 관한 연구를 하여 국가에 많은 공헌을 하였다.
그 당시에는 여러가지 여건으로 인해 빙하까지 접근할수가 없었기 때문에 실지로 그는 살아 생전에 모래노 빙하를 보지 못했지만 그의 업적을 기리기위해 빙하의 이름에 그의 이름을 명명하여 “페리또 모래노 빙하”라는 이름이 탄생되었다.
이 빙하는 한편에서는 계속 생기고 또 한편에서는 녹고해서 지금도 1917년도의 빙하 길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모래노 빙하는 남쪽면(south face)과 북쪽면(north face)에서 볼수 있는데 북쪽 면은 빙하 해협에서 배를 타고 바라 볼수있고 남쪽 면은 한 시간 반 동안 빙하를 걸어보는 미니 트렉킹(mini trekking)과 5시간 여정의 빅 아이스(big ice) 코스가 있어 직접 빙하위를 걸어 볼수도 있고 빙하 동굴속을 걷는 경험도 할수 있는데 관광객에게 아주 인기가 좋다.
“50세 이상은 빙하 동굴을 들어갈수 없다”하여 나이 차별을 하느냐고 물었을때 “신체 건강 이유 때문에 할수 없다”는 충분한 설명을 해주어 이해할수 있었는데 그래도 그 속에 걸어가는 상상이라도 해 보라고 이 사진을 보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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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또 모레노 빙하는 이 국립 빙하 공원에서는 가장 볼만한 곳이었다.
나이 제한 때문에 미니 트렉킹 밖에 할수 없었고 빙하 위에서 넘어져 엉덩이라도 부러지면 끝장이겠지만 일생에 한번은 빙하위를 걸어보고 싶어 두려운 마음으로 미리 신청하였다.
어제 배를 타기위해 $100 알젠틴(미화 $20.00)달러를 내고 빙하 국립공원 입장권을 샀는데 오늘 또 입장권을 사야 된다고 하니 할 수 없이 또 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미국에 사는 나의 경우 “경로 우대”를 받는 연령이기 때문에 한번 국립공원 입장권을 사면 미국내에 있는 모든 국립공원을 들어갈때 평생 무료로 사용할수 있고 또 그렇지 않은 나이라도 한번 사면 일년은 쓸수 있기 때문에 관광객에게 바가지를 씌우는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호텔에서 국립공원을 지나 쏨브라스 항(Port Sombras)까지 버스로 도착 그리고 다시 배를 타고 강폭이 15m밖에 되지않은 리꼬 암(Rico Arm)강을 지나 강 건너 쉘터(shelter)에 도착하면 스페인어,영어,불어, 독일어를 구사하는 안내인이 표시판을 들고 기다리고 있다.
그러면 사람들은 자기가 가장 편한 언어를 구사하는 안내자에게로 가서 몇개의 소 구릅이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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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빙하를 걷는데 필수적인 크램푼(crampons)을 신기에 적합하지 않은 신발을 신은 사람들을 위하여 대여 신발이 준비된 신발 통 속에는 운동화가 수북하게 쌓여있어 발 크기에 따라 신발을 무료로 빌려 신을수 있었다.
주의 사항을 듣고 걷는동안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수 있도록 카메라나 비디오 카메라를 제외한 모든 물건은 쉘터에 내려놓고 숲속으로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빙하 트랙킹을 떠났다.
한참 걸어 호수옆 해변에 도착한 우리는 그곳에서 다시 한번 빙하 형성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빙하 입구까지 걸어갔다.
때마침 알젠틴 국영 텔레비젼 회사에서 알젠틴 관광청에서 사용할 빙하 국립공원의 타큐멘타리를 찍기위해 나온 촬영기사뿐만 아니라 기자들도 우리와 함께 동행했지만 나중에 스페니쉬하는 팀으로 갔기 때문에 끝까지 함께 할수 없어 큰 구경꺼리를 놓친것 같은 기분이다.
빙하 입구에서 도우미들의 도움으로 크램폰(crampons)을 신발 위에 신고 걸어보니 굵은 톱날이 매달린 크램폰을 신고 걷는다는게 용이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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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빙하를 걷는데는 이 신발이 필수적이라니 신을수 밖에…..
영어권 팀 리더안 쎄페리노(team leader Ceferino)가 앞장을 서고 우리는 일렬로 서서 걷고 보조 안내인이 제일 뒤에 따라오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 주었다.
얼음위를 걸을때는 두 발을 벌리고 똑 바로 걷되 몸을 굽히지 말고 허리를 펴서 뒤로 제치고 걸으라는데 꼭 넘어질것 같았고 발 걸음을 옮길때 마다 얼음에 발을 “콱콱” 찍어 크램푼이 얼음에 박혀 내가 미끌어지지 않게 해야하는데 그게 생각처럼 그리 쉽지가 않았다.
얼음 언덕을 겨우 하나 넘고 편편한 곳에 도착했는데 마치 십리나 걸은것처럼 다리가 얼얼해서 어리벙벙해 서있는 우리를 보고 팀장 쎄페리노는 “조금 걸어 보았으니 더 이상 걷기가 힘든 사람은 여기서 포기하라”며 나를 곁눈질하며 쳐다본다.
왜 하필이면 나를 쳐다보나하고 둘러보니 남편과 나 그리고 머리가 희끗희끗한 부인 한명을 빼고는 모두 젊은이 들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부인은 나보다 12살이나 아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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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꼭 이 트렉킹을 해야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도움을 청했고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도움을 청한 사람이 없으니 쎄페리노는 한손은 남편을 한손은 나를 잡고 얼음 산 동산을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며 빙하 갈라진곳,씽크홀, 빙하 녹은물이 흐르는 강과 빙하물로 가득찬 옹달샘을 지나며 평생 한번 해볼수 있을지 말지하는 빙하 트랙킹을 안전하게 마칠수 있게 도와 주었다.
400년 이상된 푸르스름한 빙하를 걸으며 목이 마를때는 수정같은 빙하 조각도 먹고 빙하 강이나 웅덩이에서 두손으로 얼음 물도 마셨는데 순수하고 깨끗하며 단 맛이 나는 이 빙하 물맛은 지금도 잊을수 없다.생각같아선 많이 마시고 싶지만 추운 얼음 산 속이라 완전히 동태가 될수도 있으니 욕심껏 마실 수도 없었다.
사실 뜨거운 커피 한잔 생각이 굴뚝 같은데….
쎄페리노의 손을 잡고 제일 앞을 걸어가니 나를 리더(leader)라 부르며 어쩌다가 잘 걸으면 칭찬을 해주어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은 덜 미안하였고 기분도 좋았다.
정말 쎄페리노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빙하 트랙킹 이였다.
쎄페리노는 유럽에서 알젠틴으로 이민온 이민 5세로 이곳에서 일한지 6년 경력의 베테랑 가이드인데 영화제작을 전공 하는 청년이다.
우리팀에서 가장 ‘청개구리’는 미국 동부에 사는 한 청년이었는데 꼭 서서 쉴 때만 사진 찍으라는 규칙을 지키지 않고 걸으면서 사진을 찍고 빙하에 벌렁 드러누워 다른 사람들은 떠나는데 가만히 누워있기도하고 빙하물이 고여있는 웅덩이를 펄쩍 뛰어다니어 위험하기 짝이없는 행동을 했지만 하나도 밉지가 않았다.
트랙킹이 끝나고 자축하는 건배를 했는데 빙하 조각에 위스키를 넣어 한잔씩 마셨다.
제한된 낮 시간에 트랙킹을 한 나에게 쎄페리노는 저녁 노을에 비친 빙하의 사진을 보내주었다.
젊은 사람들은 크램푼을 벗어놓고 팔랑개비처럼 폴폴거리며 걸어 가는데 나는 너무나 용을 쓰고 걸은 탓에 온 몸과 다리가 천근이나 되는쇳덩어리같이 무겁고 힘들어 제일 꼬랑지로 쉘터에 들어왔다. 점심을 먹으려고 자리를 잡으려는데 배가 떠난다고 빨리 승선하라한다.
먹으려던 점심을 도로 백속에 집어넣고 부지런히 선착장으로 가서 배를 타고 또 다시 빙하를 한번 둘러 보며 강을 건너 기다리던 버스를 타고 이번엔 산 위에서 빙하를 볼수있게 민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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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가 있는곳으로 올라갔다. 엘 깔라파테에서 이곳까지는 약 2시간이 소요되므로 일일관광이 가능하다.
전망대에서는 빙하쪽으로 계단을 내려가며 거대한 모래노 빙하의 골목과 빙벽까지 위에서 한눈에 볼수있는곳 이다.
주차장에서 부터 내려가며 1차 전망대,2차 전망대 그리고 3차 전망대가 서로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어 점점 더 빙하로 가까이 가서 볼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또 엘레베이터가 있어 걷기 힘든 사람들도 제일 아래 전망대까지 가서 볼수있다.
늘 수면에서 올려만 보던 빙하를 위에서 내려다 보니 빙하 골목도 물결처럼 밀려내려오는 빙하 결도 한눈에 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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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검은 띠를 두르고 푸른 빙벽절벽 바위의 결처럼 쩍쩍 갈라져있는 빙벽하얀 백설기에 푸른 물감을 뿌린듯한 빙하갑자기꽝!하고빙하 갈라지는 소리가 들린다.
호수로 떨어져 내리는 빙벽출렁이는 호수의 파도 적막한 빙하는 자연의 섭리대로 잠시도 쉬지않고 움직이고 있다.
그런 거대한 얼음 덩어리를 나는 돌 기둥처럼 서서 그냥 멍하니 바라보고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