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함께 일하는 노동자 10명 중 9명 “일자리 불안 느낀다”

고용 불안·안전 위험 동시 확대…충돌·끼임 위험 체감 88%
인권위 조사 “자동화 대응 안전기준·직무 전환 교육 필요”


‘CES 2026’ 현대차그룹 전시관에서 아틀라스가 자동차 부품을 옮기는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생산성 향상을 위해 도입된 산업용 로봇이 오히려 노동자들에게 일자리 불안과 안전 위험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공개한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새로운 유해·위험 요인에 대응한 노동인권 증진 방안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과 함께 일하는 노동자의 약 90%가 자동화로 인한 고용 불안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지난해 산업용 로봇 및 2차전지 산업 노동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2%는 이미 로봇 공정 도입을 직접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46%는 로봇이 ‘일부 공정에 도입됐다’고 답했고, 13.2%는 ‘대부분 공정’, 2.8%는 ‘전체 공정’에서 로봇이 활용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자동화에 따른 고용 불안이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자동화로 인해 내 일자리가 줄거나 다른 일로 바뀔 수 있다는 불안을 느낀다’는 질문에 대해 ‘가끔’이 32.0%, ‘자주’ 23.2%, ‘드물게’ 24.8%, ‘매우 자주’ 10.4%로 집계돼 응답자의 약 90%가 일자리 불안을 체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봇 공정 확대는 안전 문제로도 이어졌다. 산업용 로봇을 활용하는 제조업 노동자 250명 가운데 88%는 로봇과 가까이에서 일할 때 충돌이나 끼임 위험을 느낀다고 답했다. 실제 위험 상황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61.2%에 달했다.

또 로봇 가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으로 인해 피로나 근골격계 부담이 늘었다는 응답도 84%로 나타났다. 비상정지 버튼 등 로봇 안전장치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연구팀은 “로봇 도입 확산 과정에서 고용 불안과 노동조건 악화에 대한 우려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자동화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의 노동인권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로봇 기반 공정의 특성을 반영해 안전 기준을 정비하고 자동화 과정에서 노동자의 직무 전환 교육과 재배치가 체계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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