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후폭풍…콜센터 노조, 국세청 등 원청 5곳에 교섭 요구

간접고용 78% 구조에 “저임금·고용불안 개선해야”
사용자성 논란 속 공공기관 교섭 회피…내달 기획예산처로 확산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첫날인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간접고용 구조에 놓인 콜센터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한 교섭 요구에 본격 나섰다. 국세청 등 공공기관을 포함한 원청 책임을 둘러싼 논쟁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24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에 따르면 콜센터 노동자들은 국세청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장학재단, SH공사 등 원청 5곳을 상대로 저임금 구조 개선과 고용 보장을 요구하는 공동교섭을 추진 중이다. 일부 금융권 콜센터까지 포함하면 원청 대상 교섭 요구는 민간·공공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는 분위기다.

콜센터 노동자는 약 40만명으로 추산되지만 공식 통계는 없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78.2%가 간접고용 형태로, 하나의 원청이 다수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는 구조 속에서 고용 불안정과 저임금 문제가 고착화됐다는 게 노동계 주장이다.

노조는 특히 공공부문 콜센터조차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정규직 전환이 지연되고, 최저낙찰 중심 계약 구조가 임금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본급이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고 성과급이 결합된 임금체계, 과도한 실적 압박, 고객 폭언 등 감정노동에 대한 보호 부족도 주요 문제로 꼽힌다.

이에 따라 노조는 ▷저임금 구조 개선 ▷고용 보장 ▷감정노동 보호 ▷건강권 보장 ▷원청 책임 명확화 등을 핵심 요구안으로 내세웠다. 국세청 콜센터지회와 캠코CS지회 등은 지난 10일 원청에 교섭요구안을 발송했지만, 현재까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원청은 없는 상태다.

국세청은 “개정 노조법에 따른 사용자성 여부가 불명확하다”며 노동부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원청의 사용자 지위를 둘러싼 해석 문제가 실제 교섭 개시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융권에서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민은행·국민카드·하나은행 콜센터 노조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에 나섰고, 도로교통공사 및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등도 추가 교섭 요구를 예고했다. 특히 노동부 고객상담센터는 다음 달 기획예산처를 상대로 교섭요구안을 발송할 계획이다.

노동계는 정부의 역할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정부가 모범 사용자 역할을 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사용자성 판단을 이유로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며 “공공부문부터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하청노조의 원청 대상 교섭 요구는 콜센터뿐 아니라 돌봄·사회서비스 영역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사회복지사 등 돌봄 노동자들도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50여 개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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