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지주사서 제외’…윤상현 ‘권력지도’ 더 선명해지나[중기+]

대기업집단 첫 지정 직후 한국콜마 지주회사 적용 제외
콜마홀딩스 정점 지배구조 부각…중간지주 색채 약화
경영권 분쟁 여진 속 윤상현 체제 강화 해석도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겸 한국콜마 부회장 [한국콜마]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한국콜마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지위를 상실했다.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을 정점으로 한 그룹 내 지배구조가 한결 단순화 됐다는 시각이 시장에서 나온다. 그동안 콜마 그룹은 콜마홀딩스를 지주사로, 한국콜마를 중간 지주사로 두고, 이외 HK이노엔 등 자회사들이 사업회사로 편재돼 있었다. 그런데 한국콜마의 지주사 지위가 사라지면서, 한국콜마가 사업회사 성격이 강해지고 지주사 제약에서 벗어나게 됐다. 시장에선 투자, 차입 등 계열사 편재가 보다 용이해지고, 한국콜마의 지주사 디스카운트도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지난 22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회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공문을 수령했다고 공시했다. 한국콜마는 2025년 12월 31일 기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돼 지난 20일 공정위에 지주회사 적용 제외를 신고 했고 이에 대한 회신을 지난 22일 공정위로부터 받았다. 지주회사 적용 제외일은 지난해 12월 31일이 기준이다.

한국콜마가 지주사에서 제외된 사유는 지주비율 하락이다. 지주비율은 한국콜마의 자산총액 대비 보유 자회사 주식가액 비율을 뜻하는데, HK이노엔 등 한국콜마의 자회사의 자산 가치가 한국콜마의 지주사 기준인 50%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한국콜마가 지주사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는 의미다. 지주비율은 한국콜마가 보유한 자회사 주식가액의 합계를 한국콜마의 자산총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한국콜마]


현재 콜마그룹의 지배구조는 윤상현 부회장→콜마홀딩스(지주사)→한국콜마(중간지주사)→에이치케이이노엔·연우 등으로 이어진다. 이번 지주사 제외 공시로 달라진 것은 한국콜마의 법적 성격이다. 시장에선 한국콜마의 법적 지위에서 지주사 꼬리표가 떨어지면서 사업회사 성격이 더 부각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콜마가 중간지주회사 프레임에서 벗어나면 사업회사로서의 가치평가가 강화되고, 중간지주 디스카운트도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회사 적용 제외 이후 시장에서 한국콜마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질 수 있다”며 “중간지주회사 역할에서 벗어나 사업회사 중심의 가치평가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고, 그동안 반영됐던 중간지주 디스카운트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시점도 미묘하다. 공정위는 지난 4월 29일 한국콜마를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했다. 지정 효력은 5월 1일부터 적용됐다. 콜마그룹의 공정자산총액은 5조2430억원으로 집계됐고, 윤 부회장이 동일인(그룹 총수)으로 지정됐다. 대기업집단 지정으로 콜마그룹은 공시 의무와 내부거래 감시,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 등 대기업집단 규제권에 들어갔다.

결국 콜마그룹은 그룹 전체로는 대기업집단 감시망에 새로 들어갔고, 핵심 사업회사인 한국콜마는 지주회사 규제에서 빠졌다. 윤 부회장 입장에서는 계열 재편과 사업 확장을 위한 운신의 폭이 커졌지만, 동시에 총수 일가와 계열사 간 거래를 둘러싼 시장과 당국의 시선은 더 촘촘해진 셈이다.

‘윤상현 체제’ 강화라는 해석도 여기서 나온다. 윤 부회장은 콜마홀딩스 지분 31.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콜마홀딩스는 한국콜마 지분 26.3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국콜마가 법적 지주회사에서 제외되면 ‘한국콜마 중간지주’보다 ‘콜마홀딩스 정점’ 구도가 더 부각되게 되는 셈이다. 대기업집단 동일인 지정까지 겹치면서 윤 부회장이 콜마그룹 지배의 중심이라는 점도 공식화하게 된다.

경영권 분쟁의 여진이 남아 있다는 점도 이번 공시의 의미를 키운다. 콜마그룹은 지난해부터 윤 부회장과 윤여원 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간 갈등을 겪었다. 최근 콜마비앤에이치 경영진 개편 이후 업계에서는 윤 부회장 중심의 그룹 재편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가족 간 분쟁이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다. 윤동한 회장이 윤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이 남아 있어서다. 소송 대상물은 콜마홀딩스 주식이다. 윤 회장은 2019년 12월 윤 부회장에게 준 한국콜마홀딩스(현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무상증자를 반영하면 현재 기준 약 460만주 규모로 알려진다.

소송의 쟁점은 해당 증여가 조건 없는 단순 증여였는지, 그룹 내 역할 분담과 승계 질서를 전제로 한 부담부 증여였는지 여부다. 업계에서는 윤 부회장 우위로 무게가 기울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공정위가 윤 부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했고, 콜마비앤에이치 경영권 갈등도 윤 부회장 중심으로 정리된 상태기 때문이다. 다만 주식 반환 소송은 별도 변수다. 서울중앙지법은 해당 사건의 3차 변론기일을 6월 4일이로 지정해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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