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협, 7년만에 비관료 출신 수장 박경훈·윤창환·이동철 3인 압축

다음달 4일 최종후보 선출 예정
지주계열 외 회원사 캐스팅보트


박경훈(왼쪽부터) 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윤창환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 이동철 전 KB국민카드 대표. [우리금융·KB국민카드 제공]


카드·캐피탈 업권을 대변하는 여신금융협회 회장 후보가 세 명으로 압축됐다. 관 출신 인사가 배제된 이번 선거는 민간·정치권 경쟁 구도로 재편되면서 7년 만에 비관료 출신 인사로 회장직이 채워질 전망이다.

▶관 출신 배제에 민간 VS 정치권 구도=여신금융협회는 27일 오전 회장후보추천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입후보자에 대한 서류 심사를 거쳐 숏리스트(후보군)를 확정했다. 숏리스트에는 박경훈 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와 윤창환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 이동철 전 KB국민카드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앞서 공모에 지원했던 김상봉 한성대 교수와 장도중 전 기획재정부 부총리 정책보좌관은 탈락했다.

회추위는 다음달 4일 오후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날 후보자 발표와 면접을 진행한 뒤 회추위원들의 무기명 투표를 거쳐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회추위가 추천한 최종 후보는 회원사 총회 의결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 중순께 차기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관료 출신 후보가 빠지면서 차기 회장은 7년 만에 비관료 출신 인사로 채워지게 됐다. 민간 출신 회장으로는 2019년 퇴임한 김덕수 전 KB국민카드 대표가 마지막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말 은행연합회에 이어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 회장 임기 만료도 줄줄이 예정됐는데, 관 출신을 기용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KB·우리 맞대결 속 정치권 변수=업계에선 이동철 전 KB국민카드 대표와 박경훈 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하며 사실상 금융그룹 간 경쟁 구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투표가 15명의 소수 인원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지주 계열 외 회원사 대표들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 회원사 대표들 역시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한 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업권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가 공통적으로 나온다. 이동철 전 대표는 1990년 KB국민은행에 입행한 뒤 KB금융 전략기획부 상무, KB생명보험 경영기획본부 부사장, KB금융지주 전략총괄 부사장(CSO) 등을 거쳐 KB국민카드 사장을 지냈다. 특히 KB국민카드 대표 재임 당시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그룹 부회장까지 올랐다.

박경훈 전 대표는 1962년생으로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종합상사를 거쳐 우리은행에서 행원부터 상무까지 경력을 쌓았다. 이후 우리금융지주 전략재무총괄 부사장(CFO)과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현재는 한화저축은행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카드와 캐피탈 업권별로 차기 회장을 배출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구도 속에서 정치권과 연결고리가 있는 윤창환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이 부상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 인선이 이른바 ‘탈(脫) 모피아’ 기조 속에 정치권과 연이 있는 내부·비관료 출신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윤 전 정책수석은 전남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에서 신문방송학 석사, 동국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국회의장 정책수석(1급 차관보급)과 이재명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AI정책특보단장 등을 지냈다. 업계에선 AI·디지털 금융 정책 이해도와 대관 역량 등을 강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연체율·빅테크 공세…난제 수두룩=차기 회장 앞에는 업권 전반의 수익성 악화와 신사업 대응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최근 조달금리 상승과 내수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카드·캐피탈 업권 전반의 연체율 관리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카드업계는 빅테크 기반 간편결제 확산과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결제 인프라 등장까지 맞물리며 기존 수익 구조 변화 압박도 커지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특히 카드업은 서민·취약차주와 밀접한 업권인 만큼 포용금융 확대 요구가 커질수록 건전성 부담 역시 함께 확대될 수밖에 없다”면서 “차기 회장은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 압박과 가계부채 총량 규제 속에서 수익성·건전성·성장성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복합 과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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