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차 작가 차인표 “소설의 마침표는 독자”…5번째 장편

작가 겸 배우 차인표가 27일 서울 중구 한 간담회장에서 열린 소설 ‘우리동네 도서관’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배우 겸 소설가 차인표가 다시 소설로 독자 앞에 섰다.

차인표는 27일 서울 중구에서 장편소설 ‘우리동네 도서관’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우리동네 도서관’은 소설가 차인표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로 현대의 소설가 ‘나’가 고구려 시대 화공 번각의 이야기를 집필하는 과정을 통해 욕망과 죽음, 기록의 의미를 탐구하는 메타픽션 형식의 작품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차인표는 “우리나라에는 훌륭한 소설가들이 정말 많다. 제가 그분들보다 특별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인사드릴 수 있어 영광”이라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그는 “소설을 시작하는 것은 작가지만, 소설을 끝내는 것은 독자였다. 이런 제 마음을 전달하는 과정을 소설에 포함했다”고 메타 픽션 구조를 취한 이유를 설명했다.

차인표는 2009년 ‘잘가요 언덕’으로 소설가로 데뷔했고, 이후 ‘오늘 예보’, ‘인어 사냥’, ‘그들의 하루’ 등의 소설을 냈다. 17년의 꾸준한 창작 역시 이름 모를 독자들의 서평 덕분이었다고 차인표는 돌아봤다.

그는 “서평을 보면서 제가 소설 쓰는 걸 알아주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알아주는 게 인간이 건넬 수 있는 가장 큰 응원이라고 생각한다”며 “책을 읽고 해석을 입혀주셨기에 제 소설에 의미와 가치가 생겼다”고 말했다.

데뷔작 ‘잘가요 언덕’의 개정판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영국 옥스퍼드대 한국학 필수 교재로 선정됐다. ‘우리동네 도서관’을 집필 중이던 지난해 8월에는 2022년작 ‘인어 사냥’으로 제14회 황순원문학상 신진상을 받기도 했다.

“염치없다”며 수상을 거절하기도 했다는 그는 “정말 감사하지만, 족쇄가 될 것 같기도 했다. 상을 받고 한 달 동안 글 쓰는 걸 멈췄다”고 고백했다

‘우리동네 도서관’은 2024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1년 6개월에 걸쳐 집필됐다. 차인표는 “원래 용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어 집필을 시작했다”며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내가 왜 다섯 번째 소설까지 쓰게 됐는지 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제 작품을 읽고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해주는 독자들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감사한 마음을 소설에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차인표는 연기 차기작으로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를 준비 중이다. 1993년 데뷔한 후 33년 만에 출연하는 첫 연극이다.

그는 모친, 동생과 36년 전 작은 극장 스크린으로 본 원작 영화의 추억을 떠올리며 “배우로 그렇게 오랜 세월 살면서 연극을 한 번도 안 했는데 이걸 하기 위해 기다린 것 같다”고 표현했다.

이어 “오랜 세월 삶을 살다 대사를 봤더니 ‘그 말이 맞았었구나’ 알겠더라. 내가 알게 된 의미들을 젊은 관객에게 전달해주고 싶다”며 “지금까지 제 대표작이 ‘사랑을 그대 품안에’였는데, ‘죽은 시인의 사회’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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