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의 가혹행위 규탄
정부, 지난 23일 대사 불러 초치
![]() |
| 28일 오전 10시께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열린 ‘평화항해 활동가들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가혹행위 증언 및 규탄’ 기자회견에서 김아현(27) 씨가 피켓을 들고 있다. 이영기 기자 |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군인들이 총을 겨눠서 머리와 가슴에 레이저가 따라다녔어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다 이스라엘군에게 나포됐던 국내 활동가들이 자신들이 당했던 가혹행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들은 극심한 후유증으로 ‘근육이 녹는’ 횡문근융해증을 앓고, 코피가 날 때까지 뺨을 맞는 등 이스라엘군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한 활동가는 갈비뼈까지 골절됐다. 또 이들은 좁은 공간 안에 수많은 활동가들을 몰아넣어 교대로 잠을 자는 등 가혹행위와 성폭력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KFFP)는 지난 28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평화항해 활동가들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가혹행위 증언 및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달 초 가자지구로 향하다가 지난 18일과 20일 이스라엘군에게 나포·구금됐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해초’라는 활동명으로 알려진 김아현(27) 씨는 “세 차례 뺨을 맞으며 이명이 들리고 코피가 났다”며 “100여명의 활동가들이 컨테이너 안에 수감돼 몸을 눕힐 수도 없이 좁았다. 잠을 잘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 |
| 28일 오전 10시께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열린 ‘평화항해 활동가들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가혹행위 증언 및 규탄’ 기자회견에서 김아현(27) 씨가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영기 기자 |
이어 “활동가들이 수감됐던 컨테이너 안에는 비명이 이어졌다. 몸도 눕힐 수 없는 공간에서 숨이 막힐 만큼 더웠다”며 “많은 여성은 성추행·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다음 차례로 나포 당시를 설명했던 김동현(34) 씨는 설명하는 내내 손을 심하게 떨었다. 심한 구타로 횡문근융해증까지 앓았다. 그는 “고무보트가 우리 배를 따라잡았고 무장한 군인들이 우리를 향해 총을 조준했다”며 “200여명의 사람이 6개의 컨테이너에서 지내는 ‘감옥선’으로 끌려갔다”고 설명했다.
![]() |
| 28일 오전 10시께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열린 ‘평화항해 활동가들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가혹행위 증언 및 규탄’ 기자회견에서 김동현(34) 씨가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영기 기자 |
김씨는 “그중 5개의 컨테이너에서만 잘 수 있었다.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무릎을 쪼그려 앉아 잤다”며 “그런 방법으로도 공간이 비좁아서 당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잤다”고 설명했다.
또 “선상 위라서 추위도 심헀는데 어떤 방한용품도 주지 않아서 배식받은 빵 포장봉투를 몸 위에 덮어 추위를 견뎠다”고 묘사했다.
이들과 함께 나섰던 한국계 미국인 이승준(26) 씨는 “저를 군홧발로 짓밟고, 소총 개머리판으로 때려 오른쪽 갈비뼈가 골절됐다”며 “어두운 수감 컨테이너 안에서 이스라엘군은 다른 활동가들이 폭행당하는 걸 강제로 보게 했다”고 설명했다.
![]() |
| 28일 오전 10시께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열린 ‘평화항해 활동가들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가혹행위 증언 및 규탄’ 기자회견에서 이승준(26) 씨가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영기 기자 |
이어 “물이나 식량을 요구하면 수감구역에 섬광탄을 던졌다”며 “또 총살을 연상케 하듯 한 줄로 서게 한 뒤 비살상탄을 쏴 심각한 부상을 입은 동료도 있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아현 씨는 “한국으로 돌아오니 안도감이 드는 동시에 잔인하다”며 “항해에 대한 수많은 조롱과 비난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혜 KFFP 활동가는 “지난 5월 18일부터 22일까지 가자지구를 향해 항해하던 활동가들을 지중해 공해상에서 불법 나포하고 구금·추방했다”며 “이 과정에서 항해자들은 여러 가혹행위로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항해활동가들의 귀국 후 외교부가 이스라엘 대사 대리를 초치했지만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은 면밀한 조사나 사과 입장을 내기는커녕 가혹행위에 대한 증언을 전면 부인하는 성명을 내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23일 주한이스라엘대사대리를 초치해 이번 사안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또 정부는 우리 국민 피해 여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이스라엘 측의 비인도적 처사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책임자 처벌 등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