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선 범죄 수사 공백 우려 커진다…공소시효, 검찰청 없는 12월 만료 [세상&]

6·3 지선 선거 범죄 공소시효 12월 3일 만료
10월 폐지되는 검찰청…사건 처리 대혼란 전망
보완수사 존폐 여부도 변수…“시효 도과 많아질 것”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하는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6·3 지방선거 본투표를 앞두고 법조계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발생한 범죄에 대한 수사와 처분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공소시효가 6개월인 선거 범죄는 통상 시효 완성 직전까지 사건이 몰리는데, 그 시점이 검찰청 폐지 이후라는 점에서 업무 난도가 예년보다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공소청이 들어선 이후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건 처리를 둘러싼 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선거전담수사반을 구성해 6·3 지선 관련 선거 범죄에 대응하고 있다. 검찰 구성원 600명이 투입된 전담수사반은 주임검사를 부장검사로 지정하고 중대 선거범죄 처리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검사)은 지난달 13일 선거 전담 부장검사 회의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대선 후 처음 실시되는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검찰의 역량을 집중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를 비롯한 법조계에서는 이번 지선 관련 사건 처리 업무에는 여느 때보다 큰 혼란이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선에서 발생한 선거 범죄는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라 공소시효가 12월 3일 완성되는데, 이보다 두 달 앞선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각각 신설되면서 수사·기소 분리를 기본으로 하는 새로운 형사사법 시스템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공소시효가 짧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선거 범죄를 검찰청 폐지 직후 새로운 체계에서 다루는 것은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공안 수사 경험이 있는 현직 검찰 간부는 “선거 사건은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날까지도 고소·고발이 접수돼 당일에 곧장 처분을 내려야 하는 경우들이 꽤 많다”며 “검찰청이 폐지된 이후 공소청 체제에서 사건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어떤 처분을 내려야 할 지 명확한 판단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큰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이상섭 기자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검찰 수사가 위축되면서 수사 공백도 불가피하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선거 범죄 대응은 경찰·검찰·선거관리위원회 등 기관의 협력을 통해 이뤄져 왔다. 통상 경찰이 1차 수사를 한 뒤 사건을 송치하면 검찰이 보완수사에 나서거나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으로 처리됐다. 조직적 범행 정황이 있는 범죄나 불법 여론조사·정치자금 등 중대 사안에 대해서는 검찰이 직접 수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 여부도 변수로 남아있다. 정치권은 지선 이후 형사소송법 개정 절차에 돌입해 보완수사권의 폐지 및 축소에 대한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주장대로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에 나설 수 없고 제한적인 보완수사요구권만을 행사할 수 있게 될 경우, 공소청이 송치 사건을 경찰로 돌려보내 추가 수사를 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는 등 전반적인 수사 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현직 검사는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고, 보통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 2개월 전부터 사건들을 넘겨받게 되는데 그때는 검찰청이 폐지된 시점”이라며 “선거범죄 특성상 막판까지 수사해야 할 게 많은데, 그때 가서 보완수사권이 유지될지 보완수사요구권만 행사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소시효를 도과하는 사건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도 “선거 범죄는 공소시효 만료 직전에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검찰의 강제수사가 이뤄지기도 하는 특성이 있다”며 “그 과정이 생략되면 선거 사범에 대한 처분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결국은 보완수사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지선에서의 선거 사범 수가 대선과 총선에 비해 많다는 점에서 업무 부담이 더욱 크다는 우려도 있다. 대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선거 범죄로 입건된 인원은 3790명이고, 이 중 38명이 구속됐다. 2024년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입건된 3101명 중 13명이 구속됐고, 2025년 21대 대통령 선거에선 2925명이 입건돼 10명이 구속됐다. 형사 사건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지선은 총선이나 대선과 비교해 잡범의 수가 많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경우가 많아 수사 난이도도 높다”며 “지선은 특히 선거 범죄를 잘 다루는 베테랑의 수사가 필요한데, 그럴 여건이 갖춰지긴 어려워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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