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저소득층, 한 푼도 안 쓰고 112년 모아야 강남 집 산다 [부동산360]

KB부동산 ‘주택가격 및 소득 분위별 PIR’ 자료
저소득 대비 고가 주택가격, 2021년 12월 이후 가장 높아


서울 용산구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헤럴드DB]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서울의 저소득층이 최상급지 아파트 한 채를 사려면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12년 넘게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위 소득대비 5분위 주택 PIR, 다시 113 육박


3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서울의 명목 연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2인 이상·도시가구)의 소득대비주택가격배율(PIR)은 5분위(상위 20%) 주택 기준 112.7을 기록했다. PIR(Price to Income Ratio)은 주택 가격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5분위 아파트 값이 소득 1분위의 112.7배임을 뜻한다.

PIR은 부동산 시장 양극화 지표로 꼽힌다. 특히 연소득 1분위 가구의 5분위 주택 PIR은 지난 2021년 12월(113.7) 이후 41개월만 최고치다. 해당 지표는 최고 114를 넘기기도 했던 2021년 이후 2023년 7월 80.9까지 떨어졌다 다시 상승흐름을 타더니, 지난해 말 102.4에서 올해 1월 111.9로 순식간에 9.5년이 뛰었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내 주택 가격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서울 5분위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달 기준 34억3919만원을 기록해 1분위(5억2083만원)의 6.6배를 기록했다. 5분위 아파트 값은 지난 달(34억5122만원) 대비 1203만원 떨어졌지만, 1년 전(30억942만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14%(4억4180만원) 올랐다. 반면 1분위 아파트 값은 같은 기간 4억9044만원에서 5억2083만원으로 6% 상승하는데 그쳤다.

실제 강남구 압구정동의 신현대 아파트는 지난 4월 29일 182㎡(이하 전용면적) 타입이 110억원(7층)에 거래되며 전달(96억원) 대비 순식간에 14억원 올라 신고가를 경신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앞두고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듯 보였지만, 곧바로 신고가가 다시 체결되는 등 강남 고가 주택은 가격 하락 방어력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소득에 맞춰 집을 사도, 이미 집값이 너무 올라 과거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소득 1분위의 1분위 주택에 대한 PIR은 8.7로, 지난해 말(8) 대비 0.7년 늘었다. 2분위(8.6), 3분위(10.5) 역시 각각 전년 말 대비 0.2년씩 늘어나 중위 소득 역시 집을 사기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주택과 중저가 주택의 가격이 더욱 벌어지는 가운데, 소득 격차 역시 빠른 속도로 더 늘어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지현 국가데이터처 가계수지동향과장은 1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발표하며 “5분위는 대기업 종사자 비중이 높아 소득이 증가한 반면 300인 미만 사업체 종사자의 소득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며 소득 양극화에 대해 설명했다.

전셋값도 상승…저소득 가구 더 힘들어져


서울 도심 내 부동산 모습. 임세준 기자


올해 1분기에는 매매 가격뿐 아니라 전세 가격도 크게 상승해 저소득층의 고충이 한층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말 기준 연소득 1분위 가구의 5분위 주택에 대한 소득 대비 전셋값 비율(J-PIR)도 43.9를 기록해 2022년 12월(45.1) 이후 41개월만 최고를 찍었다. 전셋값을 마련하는데도 한 푼도 쓰지 않고 44년 가까이 소득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다.

저소득가구가 소득에 맞는 전셋집을 구하려 해도 소득을 5.7년간 모아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지표는 지난해 6월(5.71) 이후 최곳값으로, 최근 집값과 더불어 전세 가격이 매물 부족으로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 2분위는 5.1년, 3분위는 5.7년, 4분위는 6.2년, 5분위는 6.6년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소득에 맞는 전셋집을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서울의 전셋값은 매물 잠김으로 인해 최근 크게 상승하는 상황이다. 서울 서초구에 소재한 아크로리버파크 84㎡는지난 12일 24억원(13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돼 동일평형 전셋값 중 신고가를 경신했다. 마포구에 있는 공덕삼성래미안2차 114㎡도 지난 26일 10억원(8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돼 최고가를 새로 썼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