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 장윤기 거주지서 ‘훼손된 리얼돌’ 다수 발견…진짜 범행 목적은 성폭행

살인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23)씨가 5월 14일 오전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거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의 범행은 일그러진 성 의식이 바탕에 깔려있었던 계획범죄로 드러났다.

광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진희)는 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살인 등 혐의를 받는 장씨를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강간 등 살인죄로 구속 기소된 장씨는 한밤중 홀로 귀가하던 이채원(17)양을 약 15분간 미행, 성폭행 목적으로 납치하려다가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자 현장에서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의 비명소리를 듣고 현장으로 달려온 고교 2학년 남학생도 흉기로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이날 검찰이 공개한 주요 범죄 사실은 경찰 조사 내용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납치와 성폭행 등 장윤기가 숨기려 했던 범행 동기가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장윤기는 경찰 조사 내내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고, 누군가 데리고 가려 했다”는 진술을 반복하며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했다.

사건 당일 장윤기의 거주지에서 가슴·목 부분이 날카로운 도구에 훼손되고 여러 조각으로 나뉜 리얼돌(사람 형상의 성인용품)을 발견한 경찰은 성범죄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으나 장윤기의 주장을 뒤집지 못했다.

경찰은 장씨가 A씨에게 구애를 거절당하자 분풀이 대상으로 여고생을 살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형량 하한선이 징역 5년인 형법상 일반 살인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구속 기간을 연장하고 보완 수사를 거쳐 진짜 범행 동기를 규명했다. 검찰은 장씨가 여고생을 끌고가 성폭행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결론 내리고 강간 등 살인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사형 또는 무기징역만 선고될 수 있다.

검찰은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을 거쳐 장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장씨는 애초에 여고생을 목 졸라 살해하려다가 피해자가 저항하자 흉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했으나, 부검의 소견을 분석한 검찰은 장씨가 거짓말을 했다고 판단했다. 통상적으로 목 졸림 피해자의 시신에서 나오는 울혈이 여고생에게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은 장씨가 등 뒤에서 목을 잡아채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제압해 주차된 차량 쪽으로 끌고 가려 한 사실도 확인했다. 단순 살인이 아닌 납치 시도였고, 이는 여고생 살해 이틀 전 장씨가 외국인 여성 A(20·베트남)씨를 성폭행할 때와 동일한 수법이었다.

장씨는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A씨가 자신의 구애를 거절하자 집 안에 침입해 성폭행한 뒤 약 13시간을 감금했었다. 이후 풀려난 A씨가 장씨를 경찰에 신고하자 장씨는 살인으로 보복하고자 A씨를 찾아 거리를 배회했다. 당시 경찰은 A씨를 찾지 못한 장씨가 분풀이 삼아 여고생을 살해했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보완수사를 통해 장씨의 진짜 범행동기를 화인한 검찰은 차량 블랙박스 및 휴대전화 재분석, 주거지 등 압수수색, 부검의 면담 등을 거쳐 증거물도 다수 확보했다.

장씨가 지역아동센터에서 사회복부요원으로 일했던 지난해 6∼7월 여중생의 신체 일부를 7회에 걸쳐 불법 촬영한 사실도 기소 과정에서 뒤늦게 알려졌다. 검찰은 이러한 성범죄 행위를 전부 공소사실에 담아 장씨를 이날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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