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안정·공동교섭·고정급 인상 요구
램프사업 매각 이어 구조개편 갈등 확산
“자회사 노동조건, 모비스가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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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8일 경북 김천 유니투스 김천공장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구조개편 반대 전 조합원 총력 결의대회 모습. [금속노조 제공] |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모비스 자회사와 계열사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앞두고 공동 대응에 나선다. 현대모비스가 램프사업부 매각 등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자회사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노동조건 보장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확산하는 모양이새다.
3일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모듈·부품사 14개 지회 공동쟁의대책위원회는 오는 4일 주·야간 각 8시간 파업에 돌입한 뒤 공동쟁의대책위 출정식에 참여하기로 했다. 공동쟁의대책위는 지난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침 1호’를 내고 확대간부들에게 파업 및 출정식 참여 방침을 전달했다.
이번 출정식은 2026년 임금 및 단체교섭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 성격으로 마련됐다. 노조는 ▷고용안정 확보 ▷유니투스·모트라스 공동교섭 보장 ▷고정급 인상 등을 3대 핵심 요구로 내걸고 있다.
노조는 현대모비스가 추진 중인 사업재편 과정에서 자회사 노동자들의 고용과 노동조건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유니투스와 모트라스 등 자회사 현안에 대해 현대모비스가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회사에만 책임을 넘길 것이 아니라 원청 격인 현대모비스가 고용안정 문제를 책임 있게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진행 중인 임금협상과 관련해서도 자회사 노조는 고정급 인상과 복지 격차 해소 등 핵심 요구를 현대모비스가 직접 책임져야 할 사안으로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실적 개선과 사업재편 과정에서 자회사 노동자들이 역할을 해온 만큼, 임금·노동조건 문제 역시 자회사별 교섭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취지다.
이번 공동 행동에는 유니투스와 모트라스 확대간부를 중심으로 현대모비스 사무연구직지회, 현대아이에이치엘(IHL) 등 현대모비스 계열 및 자회사 노조 간부들이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다만 일반 조합원이 아닌 확대간부 중심의 참여인 만큼 당장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출정식을 통해 올해 임단협 공동 대응 방침과 고용안정 요구를 대외적으로 밝힐 계획이다.
노조의 반발은 최근 램프사업부 매각 갈등을 거치며 커졌다. 현대모비스는 프랑스 자동차 부품업체 OP모빌리티를 램프사업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 절차를 진행해왔다. 램프사업부는 차량 전·후면 조명 시스템을 개발·생산하는 조직으로, LED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지능형 조명 시스템 등을 담당한다.
현대아이에이치엘지회는 램프사업부 매각에 반발해 전면 파업을 벌였고, 이후 현대모비스와 현대아이에이치엘, 노조가 고용안정 관련 합의안을 마련하면서 갈등은 일단락 수순에 들어갔다. 지난달 20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는 총원 399명 가운데 358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87표, 반대 169표, 무효 2표로 합의안이 가결됐다. 투표 대비 찬성률은 52.2%였다.
합의안에는 매각 이후 현 재직 직원 100% 고용승계, 국내 마북·의왕 연구개발(R&D) 거점과 연구인력 규모 유지, 노조 및 기존 단체협약 유지 등의 조건이 담겼다. 매각 이후 고용 안정과 생산물량, 투자, 사업 운영 관련 사항도 정기적으로 보고·협의하도록 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현대모비스가 협상에 참여하고 합의문에도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명의의 서명이 담기게 되면서 향후 구조개편 과정의 선례가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사 합의는 원칙적으로 자회사인 현대아이에이치엘의 몫이지만, 금속노조는 이를 원청 교섭에 준하는 성과로 보고 있다.
매각 위로금 문제도 남은 쟁점이다. 현대아이에이치엘은 지난 1일 램프사업부 매각과 관련한 위로금 제시안을 노조 측에 전달했다. 제시안에는 공헌위로금과 뉴스타트 격려금, 타 자회사와의 공헌위로금 차액 보전 등이 포함됐다. 특히 뉴스타트 격려금은 앞서 유니투스 측이 제시했던 5000만원보다 1000만원 오른 6000만원으로 제시됐고, 차액 보전 명목의 5000만원 추가 지급안도 담겼다.
현대모비스는 부품 제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장 부품,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미래차 핵심 영역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램프사업부에 이어 범퍼사업부 매각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자회사 노조의 경계감은 더 커지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이번 파업과 출정식이 현대모비스 계열 노조들의 구조개편 공동 대응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램프사업부 매각 과정에서 고용승계와 원청 책임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만큼, 향후 다른 사업 재편 과정에서도 비슷한 노무 리스크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