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칩용 감자 관세 철폐 변수…KREI “생산기반 약화 우려”
![]() |
|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감자튀김과 감자칩 소비는 늘고 있지만 정작 국내 감자 생산 기반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가공 수요는 커지는데 국산 감자는 줄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아지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3일 발표한 ‘서류 산업 실태 분석과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감자·고구마 산업의 생산 기반이 약화하고 있다며 중장기 산업 육성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감자와 고구마는 대표적인 식량작물이자 식품 제조업과 외식산업의 핵심 원료다. 연구원에 따르면 감자의 1인당 연간 소비량은 1980년대 이후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감자튀김과 감자칩 등 가공·외식용 소비가 늘면서 전체 수요는 유지되고 있다.
![]() |
| 감자 가공식품 구매 가구 현황[농촌진흥청·한국농촌경제연구원] |
실제 농촌진흥청 소비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감자 가공식품 구매 가구 비율은 2010년 20% 안팎에서 2022년 60%를 웃도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 구매 횟수와 연간 구매액도 증가해 감자 소비가 생감자 중심에서 가공식품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외식 및 가공식품 소비 증가에 따라 저장처리 냉동감자 수입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감자튀김 수요는 늘고 있지만 늘어난 수요 상당 부분을 수입산이 채우고 있는 셈이다.
![]() |
| 연도별 봄감자 재배면적 및 생산량[국가데이터처] |
반면 생산 여건은 악화하고 있다.
연구원은 이상기후와 집중호우, 고온다습한 기후로 생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농촌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경영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생산 기반 유지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봄감자 생산량은 35만6000톤(t)으로 전년보다 10.5% 감소했다. 재배면적은 3.8%, 단수는 7.0% 줄어 면적 감소보다 작황 부진의 영향이 더 컸다.
감자 재배면적도 장기적으로 감소세다. 2000년 2만9030ha였던 감자 재배면적은 2024년 2만3956ha로 줄었다. 최근에는 감소 속도도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
| 국내 서류 식량자급률 추이[한국농촌경제연구원] |
자급 기반도 약해지고 있다.
가공식품과 외식 소비 확대에도 국내 생산 기반은 오히려 약화하고 있다. 소비는 유지되거나 늘고 있지만 이를 국내 생산이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가공·외식 수요를 포함한 FAO Food Balance 기준으로 국내 감자 자급률은 2000년대 68%에서 2010년대 54%로 낮아졌고, 2020년대에는 40%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냉동감자와 전분 등 가공용 감자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다.
보고서는 최근 5년(2019~2023년) 기준 감자 자급률은 77% 수준이지만 전분 등 가공용 수요까지 포함하면 51% 수준으로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특히 외식업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저장처리 냉동감자 수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신규 수요 상당 부분이 수입산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감자튀김 소비가 늘수록 국내산보다 수입 냉동감자 사용 비중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과거에는 국내산과 수입산이 상호 보완 관계였지만 최근에는 국내 생산 감소와 수입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경쟁 관계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미국산 칩용 감자 관세 인하도 국내 산업의 부담 요인으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미국산 칩용 감자를 시작으로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계절관세 철폐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국내 감자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생산 현장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감자 농가는 적정 판매가격 확보(84.3%), 이상기후 대응(83.0%), 농자재비 상승 해소(79.3%), 노동력 부족 해소(77.3%) 등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에 연구원은 ▷소비 변화에 대응한 품종 개발 및 종자 보급 체계 개선 ▷기후변화 대응 생산 기반 정비 ▷공공형 계절근로 확대 ▷기계화 촉진 ▷계약재배 활성화 ▷온라인 도매시장 활용 등 유통구조 개선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연구원은 기후변화와 수입 확대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감자 산업의 생산 기반이 더욱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찬희 KREI 연구위원은 “감자와 고구마는 식량안보와 식품산업 측면에서 중요한 전략 작물이지만 기후변화와 수입 증가 등으로 산업 기반이 점차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생산·유통·가공 전반의 체계적 대응과 중장기 산업 육성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