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새니티’가 휩쓸고 간 亞 최대 IT 전시회…대만의 더 노골화된 AI 공급망 야심 [컴퓨텍스 2026]

컴퓨텍스 2026, 4일간의 대장정 마치고 5일 폐막
대만, 달라진 위상과 엔비디아와의 더 공고해진 협력관계 확인
대만 전자업계, ‘젠슨 황’ 뒷배로 고속 성장
방한 젠슨 황, 韓과도 견고 동맹 강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AI용 PC용 칩 N1X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타이베이)=박지영 기자] 지난 2일 개막한 아시아 최대 규모 정보기술(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이 4일간의 대장정을 내리고 5일 막을 내렸다.

올해 ‘컴퓨텍스 2026’은 엔비디아의 신기술을 보여주는 ‘GTC 2026 타이베이’와 같은 기간 열렸다. 올해 컴퓨텍스에선 AI 시대 핵심 장비 공급처가 된 대만의 위상과 엔비디아와 대만의 끈끈한 협력관계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일 개막한 아시아 최대 규모 정보기술(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이 4일간의 대장정을 내리고 5일 막을 내렸다. 박지영 기자.


지난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시센터에서 개막해 5일 막을 내린 ‘컴퓨텍스 2026’의 주인공은 단연 AI(인공지능)였다. 엔비디아를 주축으로 메모리 칩부터 AI 서버, AI 데이터센터, AI팩토리, 로봇까지 AI 산업을 구성하는 핵심 기술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올해 행사는 30여개국 약 1500개 기업이 6000개 이상 부스를 마련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1981년부터 시작한 컴퓨텍스는 당초 대만 컴퓨터 제조·조립 회사들의 부품을 전시하던 행사였으나,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엔비디아, TSMC의 영향력에 힘입어 존재감을 키웠다. 행사장에서 만난 대만 IT업계 관계자는 “이제 대만은 단순 전자제품이 아닌 AI 생태계의 최전선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시회 곳곳에 ‘엔비디아 파트너’


이번 컴퓨텍스의 주인공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였다. 컴퓨텍스 개막 전인 1일부터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로 시작을 알린 그는 2일 글로벌 기자 간담회에서 릭 차이 미디어텍 CEO를 초청해 끈끈한 동맹을 과시했다.

1일과 2일에는 컴퓨텍스 전시에 참가한 주요 기업의 부스를 돌기 위해 난강 전시관에 등장했다. 팬들은 연신 “젠슨! 젠슨”을 외치며 환호했다. 황 CEO는 자사의 주요 파트너인 대만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미디어텍, 전자제품 제조 기업인 에이수스(ASUS), 페가트론(Pegatron), 노트북 및 메인보드 등을 만드는 MSI 부스 등을 들려 사인을 남겼다.

대만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미디어텍이 ‘새로운 시대의 스파크(Spark of a new era)’라는 젠슨 황의 사인이 담긴 엔비디아 ‘RTX 스파크’ 칩을 전시했다. 박지영 기자.


대만의 아수스도 ‘AI의 불꽃(Spark of AI)’라는 젠슨 황의 사인을 담아 해당 칩을 탑재한 PC ‘프로아트’ 시리즈를 내세웠다. 박지영 기자.


전시회에서는 ‘엔비디아 파트너’라고 적힌 초록색 표지판이 없는 기업 부스를 찾기가 더 어려웠다. 이번 GTC에서 AI PC 시장 진출을 선언한 엔비디아는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결합한 ‘RTX 스파크’칩을 내놨다. 칩 설계에 참여한 미디어텍은 ‘새로운 시대의 스파크(Spark of a new era)’라는 젠슨 황의 사인이 담긴 칩을 부스 가운데에 내세웠다. 아수스도 ‘AI의 불꽃(Spark of AI)’라는 젠슨 황의 사인을 담아 해당 칩을 탑재한 PC ‘프로아트’ 시리즈를 내세웠다.

대만의 전자제품 위탁생산(EMS) 기업 폭스콘은 AI 서버부터 전력·통신 케이블, 서버 랙(Rack), 쿨링 시스템까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핵심 장비를 전시했다. 박지영 기자.


엔비디아를 뒷배로 AI시대 주축이 되겠다는 대만의 야심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만의 전자제품 위탁생산(EMS) 기업 폭스콘은 AI 서버부터 전력·통신 케이블, 서버 랙(Rack), 쿨링 시스템까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핵심 장비를 전시했다. 단순 제조업체를 넘어 AI 팩토리 인프라 공급업체로 진화하겠다는 전략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이외에도 산업용 휴머노이드 ‘임보디드 AI’까지 선보이며 ‘다크팩토리(완전 무인 자동화 공장)’ 구축에 자신감을 보였다.

대만 반도체 생태계의 든든한 버팀목은 황 CEO다. AI시대를 이끌고 있는 황 CEO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태어났다. 1940년대 국공 내전에서 공산당에 밀린 장제스의 국민당 정부가 대만으로 수도를 옮긴 이후, 중국은 호시탐탐 대만을 노려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도움이 절실한데, 황 CEO는 대만을 필수 파트너로 끌어들이며 ‘실리콘 실드(반도체 방패)’를 만들어준 셈이다.

컴퓨텍스에 참가한 한 참가자는 “대만에 젠슨 황이 없으면 우리는 곧장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며 “그는 대만에 너무 중요한 인물이고, 전설적인(legendary) 인물”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런 인기에 ‘젠새니티(Jensanity·젠슨 황 광풍)’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삼성·SK, AI 시대 주도 ‘진짜 주역’ 평가


젠슨 황 CEO는 컴퓨텍스 개막 첫 날인 2일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아 HBM4E(7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웨이퍼와 소캠2(SOCAMM2) 등에 서명과 친필 사인을 남겼다. 웨이퍼에는 ‘더 만들어달라(Please Make More)’는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제공]


AI 시대를 주도하는 ‘진짜 주역’이라는 평을 받는 삼성·SK하이닉스의 부스도 인파가 몰렸다. 황 CEO는 컴퓨텍스 개막 첫 날인 2일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아 HBM4E(7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웨이퍼와 소캠2(SOCAMM2) 등에 서명과 친필 사인을 남겼다. 특히 웨이퍼에는 ‘더 만들어달라(Please Make More)’는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삼성전자 메모리가 탑재될 예정인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 실물 모형도 삼성전자 부스에 함께 전시됐다. 박지영 기자.


삼성전자가 아시아 최대 IT쇼 ‘컴퓨텍스 2026’에 참가해 업계 최초로 HBM5(8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실물 모형(목업)을 공개했다. 박지영 기자.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5(8세대 고대역폭메모리) 목업(실물모형)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메모리가 탑재될 예정인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 실물 모형도 함께 전시됐다. 삼성전자는 해당 칩에 HBM4와 LPDDR(저전력데이터더블레이트)5X 기반의 ‘소캠2(SOCAMM2)’를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장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으로부터 노트북용 14형 OLED 패널에 사인을 받는 모습.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엔비디아와 협업 전시 공간을 마련한 삼성디스플레이의 부스에는 황 CEO의 친필 사인이 담긴 14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노트북 패널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올해로 두 번째 컴퓨텍스 참가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에 고객사를 대상으로 프라이빗 부스를 꾸렸으나, 올해는 처음으로 엔비디아와 함께 OLED·QD-OLED 화질 체험존을 마련하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젠슨 황은 5일에는 한국에 방문해 국내 기업 총수들을 만났다. 최태원 SK 회장 및 구광모 LG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모여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이며 저녁 회동을 가졌다.

7일엔 김택진 NC 대표와 회동하고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홈경기 시구자로 나선다. 8일에는 서울 여의도 LG그룹 사옥을 찾아 구광모 회장, LG전자·LG CNS 등 관계사 임원과 면담할 예정이다. 현대차 본사와 네이버 제2사옥 ‘1784’도 찾으며 한국 기업과 동맹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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